(사진=연합뉴스) 자포리자 원전 시찰 중인 UN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 보호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IAEA는 뉴욕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화상 회의에서 보고서 결과를 전하며 “원전 시설의 물리적 무결성을 유지하면서 직원의 안전을 도모하려면 보호구역을 설정해야 한다”며 “당사국들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매우 파멸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IAEA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자포리자 원전을 시찰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IAEA는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한 후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제한된 상황 속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고 있으며 적절한 작업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시설에 대해 원전 직원들이 접근 제한을 받고 있으며, 사용 후 핵연료 보관 냉각 시설에 갈 때도 러시아군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비상시 직원들의 대응을 방해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IAEA는 “원전 터빈 홀 2곳을 비롯해 원전 내 여러 위치에 러시아군의 트럭과 장비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안전 및 보안 시스템 작동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라고 했다.
또한 IAEA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폭격으로 인해 ‘원자로 노심용융’(멜트다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 2의 체르노빌'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자포리자 원전에서 러시아 병력이 철수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군도 진입하지 않을 것을 촉구하며 비무장지대 설정에 관한 합의를 제안했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우리는 원전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며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발전소의 비무장화를 구상할 경우 이 조치를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