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개정된 법안 시행 이전 지방보조금 부정 수령 행위는 소급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 지방재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 강릉지원으로 되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진폐환자의 권익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협회의 협회장으로, 2014년 시청 담당 공무원에게 전담 상담사가 있는 상담소 운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진폐재해자협회 상담소 운영 및 복지증진 사업’을 신청했다.
A씨는 협회의 부회장을 전담 상담사로 등록해 인건비를 포함한 전체 보조금을 수령해서 협회 운영비로 유용하는 등 2014년부터 2018년 6월까지 지방보조금 총 754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모두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협회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회장 지위를 이용해 5년 동안 7540만원에 이르는 지방보조금을 편취했다"며 "범행 내용과 방법, 피해 액수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지방보조금 부정수급 행위를 처벌하는 벌칙 규정이 개정돼 시행되기 전 이뤄진 지방보조금 수령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지방재정법은 2014년 5월 개정됐고, 2015년 1월부터 시행됐다"면서 "벌칙 규정 및 양별 규정이 시행되기 전인 2014년쯤 A씨가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방보조금 1300만원을 수령한 건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 부분 외 나머지 유죄로 인정된 부분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