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사진=연합뉴스) 7일 오후 2명이 구조되고 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 경북 포항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량들이 침수돼 있다. 2022.9.7")
(사진=연합뉴스) 7일 오후 2명이 구조되고 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 경북 포항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량들이 침수돼 있다. 2022.9.7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경북 포항시 지하 주차장에서 숨진 중학생 아들의 사연이 알려졌다.
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피해자 유가족은 이날 경북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아들이) 사랑한다는 말까지 했다고 해요"라며 "엄마는 그냥 듣고, 방법이 없잖아, 너무 힘드니까"라고 안타까워했다.
피해자의 어머니 A씨(52)는 생사의 기로에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아들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사고 당일 아들 B군(15)은 차를 빼러 나간 A씨를 따라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어 급격히 불어난 물에 A씨가 차 문을 열지 못하자 B군은 운전석 문을 열어 A씨의 탈출을 도왔다.
이후 지하 주차장의 수위가 더욱 높아지자 A씨는 "너만이라도 살아야 한다"라며 B군을 밖으로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B군은 A씨와 헤어지며 "엄마, 사랑해요,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다행히 A씨는 지하 주차장에 갇힌 지 14시간만인 오후 9시 41분쯤 소방 수색 대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그러나 B군은 3시간여 뒤인 8일 오전 0시 35분쯤 지하 주차장 뒤편 계단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자신의 곁에 아들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이에 포항시청의 한 공무원은 "모친이 지금도 '내가 왜 여기에 있냐, 내 아들은 어딨느냐'라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경북 포항시 지하 주차장 침수 사고로 B군을 포함, 입주민 7명이 사망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