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될라…유통가, 지붕 뚫는 환율에 '한숨'

원재료·물류비·고환율에 가격 인상 단행…명품 인기 주춤?
면세한도 상향에도 썰렁…홈쇼핑, 늦은 휴가족 잡기 안간힘

입력 : 2022-09-13 오후 4:52:10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본점(사진=신세계백화점)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 주요국 고강도 긴축, 에너지 수급 불안정 등의 이유로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유통업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원재료와 물류비 부담이 높은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빠르게 상승하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2원 내린 1373.6원에 마감했다. 전주 1390원에 육박했던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5.8원 내린 1375.0원에 출발했다. 추석 연휴 동안 달러 초강세가 누그러지면서 소폭 내린 모습이지만 올해 환율 상단이 1400원을 넘어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유통업계도 비상이다. 우선 식품업체들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물류비에 환율까지 오르면서 원가 상승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결국 식품업체는 원부자재의 가격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농심(004370)은 15일부터 라면 브랜드 26개의 가격을 평균 11.3% 올리기로 했다. 오리온(271560)도 2013년 이후 9년 만에 60개 제품 중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옥수수, 밀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통상 3개월 미리 원부자재를 구매하기 때문에 상반기는 버틸 수 있었지만, 비용 부담이 장기화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명품의 인기로 수혜를 본 백화점도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이미 샤넬, 루이비통, 구찌 등은 원부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등의 이유로 가격인상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경기불황에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가격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다. 
 
내국인 면세한도가 기존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 조정돼 내국인 매출 회복을 기대하던 면세업계도 기대감이 한풀 꺾인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2474억원으로 전달보다 14.6% 감소했다. 1년전과 비교하면 5.3% 줄었다. 심지어 일부제품은 면세 가격이 시중가보다 비싸지면서 면세점은 환율보상 이벤트를 실시할 정도로 내국인 수요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막바지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는 홈쇼핑 업계도 고환율이 달갑지 않다. 패키지 여행상품의 특성상 기사, 가이드 경비 외에도 현지에서 지불해야 하는 선택관광이 많은데 고환율로 여행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끝났지만 늦은 휴가를 준비 중인 고객들을 위해 여전히 해외여행 상품을 편성하고 있다"면서도 "고환율로 해외여행 꺼리는 분위기가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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