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투기목적이 없다면 일시적으로 1세대 3주택자에 해당하더라도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게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주택거래 현실에 따라 사정을 감안해 세율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 최선재 판사는 원고 A씨가 강서세무서를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부과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최근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양도 당시 원고가 보유한 3개의 주택을 주택 수에서 배제할 법령이 없어 1세대 3주택 이상에 해당하는 주택의 양도에 해당한다"면서도 “원고는 이 사건 주택에 장기간 거주하다가 주거를 이전하기 위해 다른 주택을 취득해 이사했으므로 투기목적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체 주택을 취득한 후 이 사건 주택을 양도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이 6일에 불과하다”라며 “주택거래 현실 등에 비춰 일시적이라고 인정되는 사정이 있어 이 사건 양도를 1세대 3주택 이상에 해당하는 주택 양도로 봐 양도소득세를 중과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자신의 명의로 서울 양천구에 장기 임대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2009년 10월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아파트를 배우자와 각각 절반의 지분으로 매입하기도 했다.
2019년 12월12일, A씨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 자신과 배우자가 보유한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아파트를 15억6000만원에 팔았다. A씨는 영등포구 아파트가 1세대 1주택인 고가주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이듬해 2월 해당 아파트 양도차익 9억원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 세율을 적용해 양도소득세 약 120만원을 납부했다.
문제는 A씨가 강서구 아파트를 매수한 날이 12월6일이라는 점이다. 당초 대체 주택 취득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해 강서구 아파트 잔금일을 12월26일로 정했지만, 해당 아파트 매도인의 사정으로 잔금일을 같은 달 6일로 정했고, 이날 소유권도 이전받았다.
이 때문에 A씨는 영등포구 아파트와, 양천구 주택, 새로 매입한 강서구 아파트까지 3채를 서류상 약 6일간 보유하게 됐다.
이에 세무 당국은 A씨가 조정대상지역에 1세대 3주택을 소유했다며, A씨에게 적용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고 일반세율에 20%를 가산한 중과세율을 적용해 양도소득세 약 3678만원을 경정고지 했다.
반면 A씨는 "대체 주택 잔금 지급을 위해 (영등포구 아파트) 주택 잔금일을 앞당긴 것"이라며 "양도일 기준 형식적으로 1세대 3주택자에 해당했지만, 사회 통념상 6일간 3주택을 일시적으로 보유할 수밖에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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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