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최근 달러강세 현상에 따른 금융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 채결한 100억 달러 규모의 외환스와프를 신속 집행한다. 또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 수요를 늘리고 필요 땐 조선사 선물환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이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에는 연말까지 80억 달러 규모의 조선사 선물환매도 물량인 달러 공급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6일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회의를 열고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해 기발표된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간 100억 달러 한도의 외환스와프가 신속히 집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말 중 영국의 대규모 국채 발행을 통한 경기부양책 발표 등으로 시장 전반에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미국·유럽 주요국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 -1.6%, S&P500 지수 -1.7%, 나스닥 -1.8%, 영국 -2.0%, 프랑스 -2.3%, 독일 -2.0% 등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의 경우도 13년 6개월만에 1420원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는 14개월만에 2230원선이 붕괴됐다.
국민연금과 한은간의 통화스와프가 체결될 경우 국민연금은 한국은행에서 달러를 빌려 해외 투자에 나설 수 있고 한은은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공격적인 해외 투자가 가능해진다.
그간 국민연금은 환오픈 정책에 따라 해외투자 과정에서 헤지를 하지 않아 환율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민연금이 달러를 계속 사들이게 돼 '킹달러' 국면에 환율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환당국은 이번 통화스와프로 환율이 일부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환율상승에 따른 신용한도 제약으로 선물환 매도에 어려움을 겪는 조선사의 애로 해소를 위해 금융당국 및 정책금융기관과도 적극 협의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 수요를 일반 시중은행, 국책은행에서 소화시킬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또 외평기금을 활용해서 (선물환) 수요를 흡수해주고, 그래서 시중에 달러 공급을 더 확대하는 조치를 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선물환은 일정 시점에 외환을 일정 환율로 매매할 것을 약속한 외국환이다. 조선사는 선박 수주 시 향후 받을 수출 대금에 대한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물환을 매도한다.
은행은 이 선물환을 사들이면서 기업과 신용거래를 한 것으로 기록하는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은행이 추후 받아야 할 금액이 늘게 되고 이렇게 되면 기업의 신용한도 여력이 줄어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가 어려워진다.
정부는 금융당국 중심으로 은행권의 신용한도 전반을 점검하고 기존 거래은행의 선물환 매입 한도의 확대를 유도할 예정이다. 기존 거래은행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 은행이 조선사에 대한 신용한도를 확대해 흡수할 수 있도록 한다.
시중은행 및 수출입은행의 여력이 부족한 경우, 외환당국이선물환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외환당국이 조선사로부터 선물환을 직접 매입하고, 은행을 통해 외환시장에 선물환을 매도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환율은 하락하지만 보유액은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연말까지 약 80억 달러 규모 조선사 선물환매도 물량이 국내 외환시장에 추가적인 달러 공급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방 차관은 "필요시 외환당국이 조선사 선물환을 직접 매입할 수 있도록 제반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방 차관은 "최근 우리 금융시장이 주요국과 동조화가 심화된 측면이 있으므로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대응체계를 유지하며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 해달라"고 당부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6일 "최근 우리 금융시장이 주요국과 동조화가 심화된 측면이 있으므로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대응체계를 유지하며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은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