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 막말 논란에 침묵을 지켰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곳곳에서 고물가, 고환율에서 파생된 경보음이 울려온다"며 "이 경보음이 들리느냐 안들리냐가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0월부터 예고된 가스, 전기요금 인상, 수입식품 가격 인상으로 다가오는 겨울은 많은 국민들에게 더 춥고 배고픈 겨울이 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막말 논란을 두고 여야가 연일 정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비판하면서 민생경제를 챙겨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 행사장을 빠져나오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우리 측 일행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해주면(줘서) 바이든(날리면)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논란이 됐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었다며, "이 XX"들 또한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야당)를 지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MBC의 윤 대통령 해외 순방 관련 보도와 민주당 간 '정언 유착' 의혹을 언급하며 민주당 정치 공세와 악의적 프레임 씌우기에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감 사전점검회의에서 "이번 대통령 해외 순방 자막 사건에서 보듯 다수당인 민주당은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국익 훼손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지고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1시15분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이 모이면 국회 의안과에 박진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한 번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순 없다"며 "지금 대통령에게 필요한 건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다. 더 늦기 전에 대국민 사과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침묵을 지켰던 이 대표는 다만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나라 걱정하는 그대, 진짜 걱정되신다면 당원 가입이 정답입니다"라며 '국민의힘 온라인 입당' 사이트 주소를 공유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