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여직원에게 밥 짓기·빨래를 시키는 등 갑질 의혹이 지목된 새마을금고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성차별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동남원새마을금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다수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보면, 이사장을 비롯한 사용자와 지점장 등이 지위나 관계상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서는 등 정신적·신체적 고통의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확인했다.
여직원에게 밥 짓기 및 화장실 수건 세탁을 시키거나 회식 참여도 강요했다. 직장 상사에 대한 예절이 담긴 이른바 '6대 지침'을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다. 6대 지침에는 '상사가 부르면 즉시 일어서자', '상사는 섬겨야 한다', '상사의 단점을 너그러이 받아들이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폭언, 인사 규정에 맞지 않는 부당한 인사발령(전보), 퇴사 종용 등도 있었다. 직원들에게 출자금 납부를 강요한 사실도 있었다.
김초경 고용부 근로감독정책단 근로감독기획과장은 "잘못 형성된 불합리한 조직문화로 인해 이사장, 지점장 등 다수의 관리자들에 의해 발생했다"며 "괴롭힘 신고에 대해 사실조사도 하지 않는 등 기업 내부의 통제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직장내 성희롱과 성차별도 드러났다.
여직원에게 '이사장과 이사들에게 술을 따라 드려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한 사례가 있었다. 남직원에게는 피복비 30만원을 지급하고 여직원에게는 10만원을 지급한 사실도 있었다.
전·현직 근로자 연장근로수당, 연차미사용수당 등 총 7600만원의 체불임금도 적발됐다. 최저임금 위반 등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도 추가로 드러났다.
특별감독과 병행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직원 중 54%(여직원은 100%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경험)가 직장 내 괴롭힘 등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경험한 것으로 답했다.
동남원새마을금고 사례와 유사하게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대전소재 '구즉신협'의 특별감독에서도 유사한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사례가 발생했다.
주요 사례는 △회의·술자리 등 폭언·모욕적 언행 △업무시간 외 현수막 설치, 전단지 배포 등 부당한 업무지시 △출퇴근 시 픽업, 자녀 등·하원, 약국, 세탁소, 담배 등 개인적인 용무 지시 △여직원에게 회식 자리에서 술 따르기 강요 등이다.
전·현직 근로자 휴일수당, 연차미사용수당 등 총 1억3770만원의 체불임금과 최저임금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도 있었다.
고용부는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 즉시 사법처리 및 과태료 부과 등의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직장내 괴롭힘, 성차별적 문화 등 전반적인 조직문화 개선 방안도 마련, 시행토록 지도할 계획이다.
동남원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4건의 위반 사항에 대해 사법처리 하고 6건은 167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구즉신협의 위반사항 5건에 대해서도 사법처리를 진행한다. 6건에 대해서는 379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새마을금고, 신협에 대한 기획감독을 10월부터 추가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번 특별감독은 사회초년생인 청년(MZ) 세대들이 불합리하고 잘못된 조직문화로 인해 노동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사례"라며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은 예외 없이 특별감독을 실시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청년층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동남원새마을금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다수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새마을금고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