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국채지수 관찰대상국에 오른 한국…"편입 땐 최대 '90조 유입'"

이르면 내년 WGBI 편입 가능성
금융연구원, 50~60조 외국인 국채투자 유입 전망
증권사 분석, 자금유입 60~90조원 수준 추정
"재정건전성 측면도 국채 이자비용 절감 기대"

입력 : 2022-09-30 오전 9:09:04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국채지수(WGBI)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이름을 올리면서 내년 편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 WGBI에 편입될 경우 50~60조원의 외국인 국채 투자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자금유입 규모가 60~9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FTSE 러셀은 29일(미국 현지시간) 9월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통해 한국을 잠재적으로 시장접근성 상향 조정(레벨1→레벨2) 가능성이 있는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한국이 관찰대상국(레벨1→2)에 등재된 것은 FTSE가 2019년 3월 채권시장 국가분류에서 한국의 시장접근성을 레벨1으로 평가한 이후 처음이다.
 
FTSE 러셀은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LSEG)의 자회사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Dow Jones),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CRSP 지수와 함께 세계 최대 시장지수 산출기관 중 하나다.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는 매년 3월, 9월 두 차례 발표된다. FTSE 러셀은 이 분류 를 토대로 WGBI 등 채권 지수를 운용한다.
 
FTSE 러셀은 채권시장 국가분류에서 국가별 시장접근성(market accessibility)을 레벨0~2로 구분하고 있다. 레벨2 국가만 WGBI 편입 가능하다.
 
FTSE 러셀은 한국 정부가 외국인 국채·통화안정채권 투자 비과세, 외환시장 선진화 방침,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통한 국채 거래 활성화 계획 등을 발표한 점을 꼽았다. 그동안 외국인 채권 투자를 저해해왔던 요인들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등 레벨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이번 관찰대상국 등재로 이르면 내년 중 시장접근성 레벨 상향 조정 및 WGBI 편입 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접근성 레벨 상향 조정은 관찰대상국에 최소 6개월 이상 포함된 후 가능하다.
 
FTSE 러셀은 내년 3월과 9월 채권시장 국가분류 검토를 통해 한국의 제도개선 성과 등을 평가하고 시장접근성 및 WGBI 편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의 시장접근성 레벨 상향 및 WGBI 편입 결정시, FTSE는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시점과 편입비중의 조정기간도 함께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추정되는 한국 국채의 WGBI 예상 편입 비중은 2.0~2.5% 수준이다. 이는 편입국가 중 9번째로 큰 규모에 해당된다.
 
WGBI는 23개 주요국 국채들이 편입돼 있는 선진 채권지수로 추종자금 규모만 2조5000억 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채권지수다. 한국, 인도를 제외한 명목 국내총생산(GDP) 10대국 모두 WGBI에 편입돼 있다. 중국도 지난해 11월 편입했다.
 
금융연구원이 지난 2020년 추정한 바에 따르면 한국이 WGBI에 편입될 경우 WGBI 추종자금을 중심으로 약 50~60조원의 외국인 국채 투자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골드만삭스, KB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최근 국채 발행잔액과 환율 등을 감안해 자금유입 규모를 60~90조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외국인 국채 투자 유입에 따른 금리 하락으로 연간 약 5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의 국채 이자비용이 절감이 기대되는 등 재정건전성 측면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국채에 대한 안정적인 글로벌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국채 및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번 관찰대상국 등재는 한국 국채시장이 선진 채권시장 중 하나로 인정 받고 원화채권 디스카운트 해소와 국채시장 선진화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내년에 있을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 검토에서 WGBI에 편입될 수 있도록 FTSE 러셀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FTSE Russell은 29일(미국 현지시간) 9월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고 한국을 잠재적으로 시장접근성 상향 조정(레벨1→레벨2) 가능성이 있는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사진은 기획재정부 전경.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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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