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미약품 경영 슬로건 '제약강국을 위한 지속가능 혁신경영'을 선포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권세창 대표(왼쪽)와 우종수 대표. (사진=한미약품)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한미약품(128940)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권세창 대표가 2주가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1963년생인 권세창 대표는 1986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009년엔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물자원과학 박사 학위도 땄다. 한미약품에는 1996년 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 입사해 2012년 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2014년 전무를 거쳐 2016년에는 부사장, 2017년에는 우종수 경영관리부문 대표와 함께 신약개발부문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연구소장으로 재직할 당시 권세창 대표의 대표적인 업적은 한미약품 대표 플랫폼 기술'랩스커버리'다. 랩스커버리는 단백질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리는 기술로 투약 횟수를 줄이는 점이 특징이다. 권세창 대표는 이 기술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권세창 대표의 업적은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지난해 3월 국산신약 33호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으면서 빛을 발했다.
롤론티스는 국내 허가 이후 약 6개월이 지나 이달 1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관문도 통과했다. 이로써 롤론티스는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한국 최초의 바이오신약이자 국내 제약업계 역사상 여섯 번째 FDA 신약 시판허가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롤론티스의 미국 허가에 따른 축배는 오래 가지 않았다. 또 다른 항암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이 FDA 항암제자문위원회(ODAC)가 공청회에서 신속허가 관련 부정적 의견을 받은 것이다.
ODAC는 FDA가 심사 중인 의약품의 품질, 안정성, 경제성 등에 대한 종합 의견을 제공하는 독립적인 자문기구다. 한미약품은 ODAC에게 포지오티닙이 환자에게 주는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다는 의견을 받고 지난 23일 이를 공시했다.
한미약품은 ODAC의 권고안에 구속력은 없다면서 최종 승인 역시 FDA 몫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포지오티닙의 최종 허가는 처방의약품신청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오는 11월24일쯤 결정된다.
FDA에 포지오티닙 신약 시판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한미약품 파트너사 스펙트럼은 ODAC 결정에 실망감을 표현하면서도 남은 불씨에 기대를 걸고 있다.
톰 리가(Tom Riga) 스펙트럼 대표는 ODAC 발표 이후 "폐암 환자에게 효과적일 수 있는 치료법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ODAC의 결과는 실망스럽다"며 "오는 11월 24일까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옵션을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스펙트럼이 FDA에 허가를 신청한 이후 줄곧 스펙트럼과의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권세창 대표는 스펙트럼이 FDA에 포지오티닙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승인받은 지난 2월 당시 "포지오티닙의 성공적인 시판 승인을 위해 파트너사인 스펙트럼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