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증인채택 신경전…국민의힘 '문재인·이재명' 대 민주당 '김건희'

민주당, '김건희 논문 표절' 의혹 총공세 "여당, 계속 거부 시 강력 조치 취할 것"

입력 : 2022-09-22 오후 5:07:00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여야가 내달 4일 열릴 국정감사를 앞두고 각 상임위원회 별로 증인 신청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국감장에 세우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모씨 등을 국감장에 세워 관련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증인신청 단계부터 거세게 대립하면서 채택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국회 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국민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관계자 등을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김 여사 논문 표절과 관련된 증인을 단 1명도 동의하지 않으면서 원천봉쇄 수준으로 막아서고 있다. 심지어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열린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꼭 증인이 있어야만 제대로 된 국감인가. 증인이 없으면 제대로 된 국감이 아니라고 규정을 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달 8일 사퇴한 후 공석인 탓에 국감장에 부를 장관도 공석인 상황이다. 때문에 증인까지 부르지 않는다면 ‘맹탕 국감’이란 비판을 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주당 소속 교육위원들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반드시 국민대, 숙명여대 관련 증인을 채택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국민의힘에 증인 채택을 압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더 하되,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수결로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는 게 야당 의원들의 강력한 의지”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교육위 야당 몫 간사를 맡고 있는 김영호 의원은 “다수결이라는 뜻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라며 “지금과 같이 국민의힘이 세부 내용도 없이 김 여사 관련한 증인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하면 수위는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한 증인채택을 주장하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 김 여사의 논문 표절을 통해 ‘공정성’을 겨냥한 만큼 국민의힘 측에서도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교육위는 오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증인채택 문제를 합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민주당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장모 최씨의 ‘농지법 위반’ 혐의를 따져보겠다는 계획이다. 최씨는 부동산개발회사를 설립한 뒤 한 달 동안 임야 1만6550㎡를 매입하고, 같은달 자신의 명의로 공흥리 259번지 등 일대 농지 다섯 필지(2965㎡, 약 900평)도 사들인 뒤 자녀들이 주주로 있던 가족회사에 팔아 편법증여 논란이 일었다. 농민만이 농지를 살 수 있도록 한 농지법을 어긴 전형적 투기라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뉴욕 시내 한 연회장에서 열린 뉴욕 동포 간담회에서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의 환영사가 끝나자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국감장에 세워 역공세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국민의힘이 문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상임위는 국회 국방위원회, 농해수위다. 이들은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 해수부 공무원 피살사건 등에 대해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탈북 어민 강제북송은 지난 2019년 해경에 나포된 조사과정에서 탈북 남성 선원 2명을 이들의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한 사건이다. 민주당은 해당 선원들이 잔인무도한 선상 살인을 벌여 자국민 보호를 위해 범죄자를 북송 조치했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재판도 끝나지 않아 사실관계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강제로 북송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2020년 9월 22일 밤 북측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어업지도활동을 하던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모씨가 남측의 해역에서 실종되어, 실종 지점에서 38km 떨어진 북방한계선 이북의 북한 황해남도 강령군 해역에서 조선인민군의 총격에 숨진 ‘해수부 공무원 피살사건’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유가족이 문재인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내 윤석열정부에서 승소했지만, 해당 자료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면서 15년간 열람할 수 없게 됐다. 
 
농해수위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농지법 위반을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지낼 사저로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낙점했는데, 사저 부지 총 6개 필지(3,773.8㎡) 중 77%가 농지가 포함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대표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농해수위에서 이 대표 관련 의혹 검증에 벼르고 있는 중이다. 국토위는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고재환 성남의뜰 대표 등을 불러 제2의 대장동 국감을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또 농해수위에서도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서 이 대표를 증인으로 출석시키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 대표가 백현동 지역 개발 과정에서 산지전용 허가에 따른 산지관리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산지전용 허가를 위해서는 비탈면 수준 높이가 15m 이하가 되도록 사업계획에 반영되어야 하는데 이를 어겼다는 주장이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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