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여성가족부 폐지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정이 마련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여야의 새로운 갈등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여가부를 폐지하는 개편안은 정쟁의 소지가 강하다”며 “정부조직 개편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밝혔다는 게 회의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이 대표는 또 “미래지향적인 정부조직법이 돼야 하는데 그런 게 (개편안에)담기지 않았다”고도 했다. 경제위기,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정국이 매우 엄중한 상황에서 당장 젠더 갈등을 유발할 휘발성 강한 사안을 꺼내든 것에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 전해졌다고 한다.
당내에서는 정부와 여당 모두 지지율 하락에 직면하자 지난 대선에서 재미를 봤던 젊은 남성층의 심리를 자극해 반등을 도모해 보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20대 남성들은 윤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는데 특히 여가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의 공약이 이들 표심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당내 일부에서는 이번 개편안에 대한 반대가 국정 발목잡기 프레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국가보훈부 격상, 재외동포청 신설 등에는 적극 협조하되 여가부 폐지에 대해서는 앞장서 반대하기보다는 사회적 공론화를 통한 합의를 강조하는 투트랙 전략 사용이 예상된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