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동반 성장' CLX·울산시, 제2의 산업수도 준비

SK이노베이션, 세계 3위 정제 능력으로 지역 경제 이바지
미래에너지로 지속성장 협력…시정 차원 3대 주력사업 고도화

입력 : 2022-10-10 오후 2: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한국 최초 산업기지인 울산공업센터(현 울산산업단지)가 올해 60년을 맞았다. 공업센터 지정 이후 처음으로 정유공장을 준공한 SK이노베이션(096770) 울산 콤플렉스(울산CLX)는 지역과 성장의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올해 울산시가 제2 산업수도로의 도약을 밝힌 만큼 울산CLX도 넷제로 달성을 통해 주력산업 첨단화와 신산업 육성 등에 동참할 계획이다.
 
10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울산CLX는 정유 공장 5개, 고도화 공장 3개, 윤활기유 공장 3개, 윤활유 공장 1개, 친환경선박유 생산공장 1개, 나프타 크래커 생산시설 2개, 리포머 생산시설 3개, 폴리머 생산시설 6개 등으로 이뤄져있다.
 
SK 울산 콤플렉스(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원유 저장·배합에 사용하는 원유탱크는 34기가 있으며 제품·반제품 탱크는 600기에 이른다. 하루에 가능한 원유 처리량은 하루 84만배럴로, 국내 4대 정유사 중에서 제일 많다. 인천석유화학의 27만배럴을 합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분량은 더 많아진다.
 
지난해 기준 매출 34조1645억원의 70% 가량인 23조9083억원을 전세계 90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저장 능력은 4000만배럴로 국내 20일 소비량에 해당한다. 세부적으로는 원유와 석유제품이 각각 2000만배럴이다.
 
지난 60년간 울산산업단지는 한국 최초의 산업단지에서 최대 수출거점이자 '산업수도'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울산은 지난 1962년 1월27일 각령 제403호로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됐다. 이후 같은 해 2월3일 남구 매암동 납도마을에서 공업센터 기공식이 열렸다. 
 
당시 정부는 경제적 자립과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목표로 정유공장 건설을 최우선 사업으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울산CLX의 전신인 대한석유공사는 공업센터 기공식 이후 마련된 부지에 처음으로 정유공장을 준공했다. 
 
1963년 SK울산CLX 공장 건설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한국 최초의 정유공장으로서 1964년 4월 하루 3만5000배럴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1972년에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기초유분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 열분해 시설(NCC)을 국내 최초로 가동했다. 1980년 선경(SK(034730)의 전신)에 인수되면서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 울산CLX가 증설과 중질유분해시설(FCC) 등 고도화 설비 투자를 통해 세계 3위 규모의 정제 능력을 키웠다.
 
이후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울산은 국내 최대 중화학공업단지로 도약하며 대한민국 대표 산업수도로 자리잡았다. 현대차(005380), 현대중공업(329180) 등이 들어서면서 석유화학뿐 아니라 자동차, 조선 등 3대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도시로 성장했다. 1997년 광역시로 승격한 원동력이었다. 
 
공업센터 지정 이후 수출 실적은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1962년 26만달러에 그쳤던 수출액은 지난해 743억달러로 60년간 28만6000배 성장했다. 2011년에는 지방자치단체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통계청·울산시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지역 3대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화학 중에서 화학의 매출액 비중은 73.1%, 부가가치액은 55.3%에 이른다. 종사자 수는 2016년 4512명에서 2019년 5185명으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역 화학 기업 내에서 SK이노베이션의 비중도 상당하다. 매출액은 2019년 57.1%, 부가가치액 73.9%, 종사자는 43.5%에 이른다. 종사자 인원 수의 경우 2016년 2089명에서 2019년 2258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6일 SK이노베이션 울산CLX 현장. (사진=신태현 기자)
 
다만 2012년 이후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 3대 주력 산업이 위축되면서 산업도시 울산도 고비를 맞고 있다. 탈탄소가 뉴노멀이 되면서 석유화학 산업의 사업 모델 전환이 필요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를 목표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울산CLX는 오는 2050년까지 기존 탄소사업을 그린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넷제로 달성 목표를 밝혔다. 특히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탄소포집 기술 역량 고도화와 국내·외 탄소 수송·저장 기술 실현 및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울산시의 지속적인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지역의 성장과 함께해 온 대표 기업으로서 저탄소, 무탄소 중심의 미래에너지를 생산해 울산과 함께 지속성장 하겠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역사는 산업도시 울산의 발전사이자 대한민국 경제성장사”라며 “울산 대표 기업으로서 넷제로 달성을 통해 울산과 지속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시 역시 시정 비전을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으로 정하고 올해를 제2 산업수도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3대 주력산업을 고도화하고, 기존에 강점을 가진 에너지와 모빌리티를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육성하는 등 도전과 혁신으로 산업 경쟁력을 꾸준히 높인다는 계획이다.
 
노동완 울산시 혁신산업국장은 "청년이 제조 현장에서 오퍼레이터로 일할 기회를 주고, 관련해 자동화 및 전체적·종합적인 시스템을 갖추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 방식에 대해서 고민하고 제조업체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해온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정부를 설득하고 기업체와 협력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즈니스 시장이 되겠다”며 “울산이 다시 전국에서 가장 풍요롭고 역동적인 도시로 만드는 일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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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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