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기아(000270) 노조가 총파업에 임박했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유일하다. 일본 자동차업체 토요타가 회사와 동행하겠다는 의지와 반대되는 모습이다.
11일 기아 노조는 노조원의 퇴직 뒤 차량 구입 시 할인혜택을 담은 '평생사원증' 단체협약 논의에서 사측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평생사원증 제도는 임직원이 퇴직 뒤에도 기아의 차를 살 경우 2년마다 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기아는 25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에게 이 같은 내용의 평생사원증을 지급해왔다.
사측은 지난 5일 열린 교섭에서 해당 안건의 시행 시점을 오는 2026년으로 유예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대차 기아 양재동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
노조가 할인제도를 원하는 이유는 회사 내 직원들의 연령분포가 피라미드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 국내 임직원 구성은 지난해 50세 이상이 1만8874명으로 전체 3만4015명 중 절반에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근무한 기간보다 앞으로 근무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퇴직 후 혜택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나설 경우 기아의 생산 차질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판매량 감소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로 생산 차질에 시달리고 있다. 인기 차종인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경우 출고까지 약 1년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번 기아의 파업이 일본 완성차 브랜드 토요타와도 비교가 된다. 토요타 노조는 기업실적 악화를 우려해 임금인상을 하지 않았다.
실제 토요타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858만엔(약 8500만원) 수준이다. 기아는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100만원으로 토요타보다 20% 높다. 그런데도 토요타는 퇴직자에 대한 차량 할인이 전혀 없다.
니시노가쓰요시 토요타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노조 정기대회 자리에서 "이미 토요타의 처우는 풍족하고 직원들은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며 "임금 인상이 '베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