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14일 열리는 국회 국토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시의 주택공급 정책에 대한 '자화자찬'이 일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민간 공급 확대에 비슷한 뜻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삭감하며 시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공급과 관련해서는 민간·공공 투트랙으로 질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공급의 경우는 지난 12일 행안위 국감에서처럼 전임 시장 때와 비교해 오 시장의 정책에 대한 "속도를 더 내라"는 등 '밀어주기'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세운지구 등은 과거 오 시장 재임시절에 재개발이 추진됐으나, 박원순 전 시장 때 정부의 도시재생 기조와 맞물리며 장기간 사업이 중단됐다. 지난해 재보궐 선거로 다시 돌아온 오 시장은 세운상가 일대를 돌아보며 '피눈물' 발언을 했고, 이후 재생사업을 철회하고 민간 재개발을 통한 대대적인 탈바꿈을 예고했다.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등 서울시가 내놓은 공급 정책을 더욱 확대해서 사업 속도를 올리라는 주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 주도 정비사업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지원하는 제도로, 5년 가량 소요됐던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2년으로 줄일 수 있다. 모아타운은 대규모 정비사업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주차장 등 대단지 아파트에 들어가는 인프라를 만들 수 있다.
지난달 오 시장은 국민의힘 서울시당과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비공개 당정 간담회를 가졌다. 오 시장과 당협위원장들은 시가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신속통합기획'과 '모아주택'을 확대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힘 국협위원장들은 오 시장에게 "서울시의 정책 집행 속도가 느리다"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임대주택과 관련해서는 시와 정부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설전이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내년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올해보다 약 25% 삭감해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지난 12일 오 시장은 행안위 국감에서 정부의 공공임대 축소 방향에 이견을 보이며 서울시 차원에서 물량을 공급하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늘어야 할 사업이 줄었다"며 이와 관련해 질의하자 오 시장은 "정부에 예산 확대를 건의하고 서울시 자체적으로 (공공임대 확대를)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문재인 정권 때는 현 정부와 다르게 민간 보다는 공공임대 공급에 주력했던 터라, 오 시장의 이 같은 의견에 민주당 의원들의 날 선 지적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 시장이 지난 8월 기록적인 폭우 피해 이후 반지하 주택을 없애겠다고 했고, SH공사와 함께 '타워팰리스' 같은 고급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공언한 터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 또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