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미국, 정치적 이유로 감산 보류 요구" 미국 "사우디, 러시아 도운 것"

입력 : 2022-10-14 오후 4:00:30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사우디 아라비아 주도 하에 'OPEC 플러스'(OPEC+) 산유국이 대규모 감산 결정을 내린 가운데 미국이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올리고 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외무부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의 제안대로 OPEC+의 감산 결정을 '한 달' 미루면 자국 등에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난다"고 미국에 꾸준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 같은 사우디 측 발언에 대해 미국 측 감산 요청이 정치적인 이유였음을 돌려 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내달 8일 중간선거가 치러지는데, 조 바이든 행정부로선 감산 결정을 한 달이라도 미루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시장에 원유가 꾸준히 공급되면 미국 내 휘발유값 인상 요인도 억제할 수 있어 정권의 성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성명을 내고 "시장 상황에 비춰볼 때 감산 결정을 내릴 이유가 없었다며 "도의적, 군사적으로 러시아를 도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감산이 러시아의 (원유 수출) 실적을 늘려주고 (대러시아) 제재의 효과를 무력화하리라는 것을 알고도 사우디가 감산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감산 결정이 합의로 통과됐다는 사우디의 주장에 대해서는 "OPEC플러스 회원국들이 사우디의 결정을 지지하도록 압박을 느꼈다고 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이, (사우디의) 그런 결정은 후과가 뒤따를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중에도 그런 것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 5일 OPEC+의 감산 결정이 "순전히 경제적 맥락에서 나온 OPEC+의 결정에 기반한 것"이며 "결정은 합의로 수용됐다. 수요·공급의 균형을 고려했으며 시장 변동성을 억제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며 러시아 측 편을 들었다는 미국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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