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법인카드 유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에 대한 재판이 오는 18일부터 연달아 열린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는 다음달 18일 오전 10시30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심리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측이 재판 쟁점을 논의하고 입증 계획을 세우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지난해 12월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1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때는 몰랐다”고 발언했는데, 검찰과 국민의힘은 이를 ‘허위사실’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아파트부지 용도를 자연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하면서 불거진 특혜의혹과 관련해 “(박근혜정부의)국토교통부에서 직무유기로 문제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한 발언도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함께 살펴본다.
이 대표가 이번 재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될 경우 피선거권을 5년간 박탈당하고 의원직도 상실되며,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사용한 434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같은 날 오전 11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기도청 총무과 배 전 사무관에 대한 첫 공판도 열린다. 배씨는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식당에서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와 민주당 관련 인사 3명이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김씨를 제외한 3명의 식사비 7만8000원 상당을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또 배씨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경기도청 별정직 사무관으로 근무하면서 도청 법인카드로 음식을 구매해 김씨 집에 보내는 등 사적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법인카드 유용규모는 150여건, 2000만원 상당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공소시효를 감안해 식사비 결제한 혐의를 먼저 기소한 뒤 다른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법인카드를 유용한 사실을 알고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에 대해서는 기소를 하지 않고 공소시효를 정지시켜 둔 상태다.
아울러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불거진 성남FC 후원금 의혹도 내달 1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강동원)는 특수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뇌물(제3자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 성남시청 전략추진팀장 A씨와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두산건설 전 대표 B씨의 첫 재판이 진행한다.
검찰은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고려해 민원 현안이 있는 두산건설, 네이버 등과 같은 기업들을 골라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성남FC 전신인 성남일화를 인수한 직후 성남FC 운영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이 대표 측에서 건축 인허가 등을 대가로 광고비를 유치했다는 주장이다.
이 중 두산건설은 2015~2018년 광고비로 58억7000만원을 성남FC에 지급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성남시는 2015년 7월, 두산건설이 소유하고 있던 분당구 정자동 161번지 3005평 병원 부지를 상업용도로 용도변경해줬다. 용적률은 250%에서 670%로, 연면적은 약 1만2000평에서 3만8954평으로 상향조정됐다. 검찰은 이 직후부터 두산건설이 성남FC를 본격적으로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검찰은 정자동 부지 용도변경에 깊숙이 개입한 두산건설 임원으로부터 “용도변경을 위해 광고비를 지급했다. 액수는 성남시에서 먼저 제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도 검찰의 집중 수사를 받고 있다. 성남FC 계좌 입출금 내역에 따르면, 네이버는 희망살림(롤링주빌리)을 통해 2015년 6월24일과 10월16일, 각각 9억5000만원씩 모두 19억원을 성남FC에 지급했다. 이 밖에 NHN엔터테인먼트는 2017년 3월 5억5000만원, 2016년 2월 500만원을 성남FC 계좌에 입금했다. 네이버는 이 돈의 대가로 제2사옥 건축허가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대표와 그의 최측근 정진상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었던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이 성남FC 후원금 유치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