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 화재·카톡 장애로 일상도 먹통…부가통신서비스 법적 책임 강화되나

이종호 장관, 부가통신서비스 사회적 영향력 강조
과기정통부 부가통신서비스 관리체계 보완 위한 제도적 방안 필요 공감
부가통신사업자 서비스안정화법 개정 논의 본격화 될 듯
과방위도 종합국감이슈로 현 사태 주목…법안 마련 속도 낼 듯

입력 : 2022-10-16 오후 4:11:37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로 카카오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카카오톡 메시지가 중단된 것을 물론, 택시·송금·각종 인증 등 카카오와 연결된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일상도 먹통이 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이 무너진다면 일상이 마비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부가통신서비스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제도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도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를 앞두고 현 실태를 점검, 제도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16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를 방문, 화재 현장을 둘러본 후 SK㈜ C&C, 카카오(035720), NAVER(035420) 등 주요기업, 유관부처와 서비스 장애 사태 대응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법률상 (카카오와 같은) 서비스는 부가통신서비스로 기간통신서비스에 비해 중요도가 낮다고 생각돼 왔지만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이 무너지면, 우리가 경험했듯 일상의 불편을 넘어 경제·사회활동 마비가 우려된다"며 "정부도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중요부가통신서비스와 관리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기술적 사안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 후 카카오, 네이버 등의 장애가 발생하면서 과기정통부는 홍진배 네트워크정책실장 주재로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운영해왔지만, 이날 오전 11시15분을 기점으로 장관 주재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로 격상했다. 방송통신재난 대응을 관심(Blue)-주의(Yellow)-경계(Orange)-심각(Red) 4단계 중 제일 상위단계로 격상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부가통신서비스 마비로 인한 재난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진배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격상하게 됐다"며 "제도적 방안은 물론 기술적 방안까지 이종호 장관 주재로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 데이터센터를 방문했다. (사진=과기정통부)
 
이에 따라 일명 넷플릭스법으로 불리는 부가통신사업자 서비스안정화법의 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지난 2020년 12월10일 부가통신사업자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기술 조치와 수단을 법으로 규정하고 의무화한 전기통신사업법이 시행된 바 있다. 하루 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총 트래픽의 1% 이상인 콘텐츠사업자에 대해 서비스 안정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번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카카오, 네이버는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를 지닌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관련 규정에 따라 자료제출을 요구한 상황이다. 홍진배 실장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관련해 규정에 따라 어제 자료제출 요구를 한 상태"라며 "어느 정도 위반이 있는지 조사를 해본 뒤 정리 단계를 거쳐 제도개선 필요성 여부 검토 및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 준수 여부를 넘어 중요 부가통신서비스에 대해 전반적인 제도 점검도 가능할 전망이다. 전기통신사업법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 등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홍진배 실장은 "정부는 이번 상황을 매우 엄중히 여기고 있다"며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7항에 명시된 부가통신서비스 안정성 의무 외에 정보통신망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 등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고 제도보완 방향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왼쪽에서 세번째)이 16일 백브리핑 자리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국회도 현 상황을 엄중히 살펴볼 예정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야 의원도 이날 오후 화재 현장을 방문해 실태를 점검에 나섰다. 오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와 24일 과기정통부 종합국정감사를 앞두고, 화재 원인 분석과 더불어 재난 안전 대응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 방안, 사후 보상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함이다. 우선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비롯해 박성하 SK㈜ C&C 대표 등 이번 카카오 먹통과 관련된 주요 경영진을 국감 추가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과방위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관리 부실 책임을 비롯해 앞으로의 계획과 입장 등에 대해 듣기 위해 증인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며 "과방위 차원에서 부가통신서비스에 대한 법안 마련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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