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9일 설훈 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설훈 민주당 의원은 20일 과거 당대표 경선 전 이재명 대표를 만나 "이런 저런 (사법)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건 우리가 당에서 맡아서 막을 테니 대표로 나오지 말라"고 권유한 사실을 털어놨다.
설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사태를 저는 예견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검찰은 전날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민간개발 사업자들로부터 수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 돈이 이 대표의 대선 캠프로 흘러들어갔는지 수사 중이다. 검찰은 김 부원장 자택에 이어 여의도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8시간여의 대치 끝에 철수했다.
설 의원은 당시 이 대표에게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제안한 배경에 대해 "당연히 이런 사태가 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당으로 전염되는 건 막아야 될 것 아닌가. 그런 점을 생각해서 (이 대표에게)당대표에 있지 않는 게 좋다고 주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인 건 나중에 밝혀지고 아닌 것도 밝혀지겠지만 (사실)여부 상관없이 검찰이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며 "당 전체를 공격할 것이라고 봤다"고 예상했다.
설 의원은 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막아주겠다고 한 취지에 대해서도 "우리가 막을 수밖에 없다"며 "당의 중요 부분인데 검찰이나 여당에서 공격이 온다면 우리가 안 막는다는 게 동지의 자세겠는가. 당연히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설 의원은 "(이 대표가)지금 당장 입장을 밝힐 처지는 아니라고 본다. 이를테면 이 대표도 김용이 어떻게 했는지 정확히 모를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김용씨가 어떻게 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러고 판단을 해야지, 지금 시점에서 섣부르게 나서서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설 의원은 김용 부원장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 "김용 본인이 아무런 잘못이 없다, 검찰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실은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한다"며 "우리 측 변호사가 김용을 만나고 사실 여부를 물어보고 해야 좀 더 분명한 내용이 나오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대선자금으로 흘러갔는지)그 부분까지는 검찰이 판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김용 개인이 적당히 해서 이건 내가 활동비로 쓴다 그랬으면 그건 대선자금이라고 볼 수 없다. 개인이 중간에서 횡령한 것 정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