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의 역습③)오피스텔·생숙이 더 문제…"입주 포기 사례 속출할 듯"

아파트에 비해 시류에 민감…불황기 가격 변동성 더 커
올해 오피스텔 경쟁률 작년 절반 수준…생숙은 '마피' 물건 발생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앞둔 시기…입주 대란에 따른 포기 사례 증가 전망

입력 : 2022-10-24 오전 6:00:10
[뉴스토마토 김충범·김현진 기자] 최근 전국적으로 입주 단지의 공실 문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생숙) 등의 대체상품이 아파트에 비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파트의 대체 주거재로 꼽히는 오피스텔, 생숙은 시류에 민감하고 시세 변동성이 커 호황기보다 불황기에 가격 조정을 더 많이 받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아파트에 비해 규제 장벽이 낮은 오피스텔, 생숙은 최근 2~3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용적률을 앞세워 우후죽순 들어선 만큼, 입주 포기 사례가 속속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24일 리얼투데이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만3110가구 수준이던 전국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2020년 2만7558가구로 두 배 이상 규모로 불어났고, 작년에는 3만7747가구로 전년 대비 약 1만가구 증가했다.
 
아울러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은 2019년 3대 1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0년 13.3대 1로 높아진 데 이어 2021년에는 25.3대 1까지 치솟았다.
 
취사와 세탁이 가능한 생숙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도 가능해 최근 수년간 관광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대체 투자처로 부각되며 공급이 크게 늘었다. 다만 생숙을 주거용도로 쓰는 행태가 만연해지면서 정부는 작년 10월부터 생숙을 무조건 숙박시설 용도로만 등록하도록 법을 강화한 상태다.
 
오피스텔과 생숙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문재인 정부 당시 강력한 주택 공급 규제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이들 상품이 틈새 상품으로 떠올라서다. 특히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1인 가구 등 젊은 수요층이 오피스텔과 생숙에 접근하기 쉬웠던 점도 이들 상품 공급 급증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이들 대체상품은 입주 대란 도래와 함께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모양새다. 실제로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오피스텔은 연초부터 이날 20일까지 1만5816실 모집에 8만3720건이 접수돼 평균 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만7747실 모집에 95만6584건이 접수돼 2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생숙 물건의 경우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가 붙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년 1월 들어서는 서울 중구 소재 '빌리브아카이브남산'은 분양가보다 낮은 물건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업계는 아파트값이 조정 국면에 진입한 판국에 오피스텔이나 생숙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태생적으로 환금성이 떨어지고 트렌드에도 민감해 시세 부침이 심하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에서도 미입주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으로 오피스텔은 이 같은 문제에 더 취약하다"며 "분양 당시에는 전세금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으로, 계획했던 자금 마련 일정에 차질이 생겨 입주를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생숙과 같은 대체 상품은 비수기에 더 많은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점이 장점이지만, 이는 역으로 정부 정책이 조금만 바뀌어도 타격이 커질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의미도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과 같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생숙은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수요에게도 메리트가 떨어진다"며 "입주 대란이 본격화하면 아파트 대비 입주 포기 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한 시민이 서울 시내 아파트와 오피스텔 밀집 지역을 바라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김현진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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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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