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구청장)김길성 중구청장 "인구 유입, '살만한 집' 공급이 우선"

"12만명 불과한 구민 20만명까지 늘릴 것"
다산로 고도제한 완화 시 '21층' 개발 가능
'1인 가구' 정착 위한 커뮤니티 등도 마련

입력 : 2022-10-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살만한 집이 들어서면 인구가 늘면서 교육 인프라는 물론 상업·문화·체육시설이 생겨 일자리도 늘어난다. 중구에선 주택 공급이 주거·경제·교육·인구문제까지 해결하는 가장 기초적인 토대다."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중구 발전의 핵심을 '양질의 주택공급'이라고 진단했다.
 
그런만큼 중구는 뿌리를 내리고 살 '인구 유입'이 가장 큰 과제다. 중구에 따르면 1년 평균 전입인구는 약 2만700명 수준이다. 반면 이보다 더 많은 2만1700여명이 매년 중구를 빠져나간다. 새롭게 지어지는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거처를 옮기는 20~30대 '1인 가구'가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중구의 3분의 2는 을지로처럼 빌딩이 즐비한 업무 공간, 3분의 1은 다산로처럼 낡고 노후된 주택으로 구성돼 있어 양질의 주거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1인 가구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심리상담이나 커뮤니티를 만들고 4인가구 이상 또는 신혼부부가 자녀를 낳아 중구에 뿌리내리고 살 수 있는 주택 공급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공토지가 없는 중구는 주차장 부지 등을 엮어서 신혼부부들이 살 수 있는 공공주택 건립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가장 적은 12만명의 인구를 2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세운지구나 다산로 등에서 주택 공급 면적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 김 구청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다산로의 경우는 고도제한이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다산로 일대는 지하철 2·3·5·6호선이 관통하는 '초역세권'이자 중구민의 70%가 모여사는 곳이지만, 이 지역의 65.1%는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다. 특히 신당역 쪽은 전체 건물의 90%가 5층 미만이다. 현재 중구는 서울시와 함께 남산 고도제한을 풀고, 대로변 앞뒤를 기준으로 개발 계획을 세우는 지구단위계획을 손질 중이다.
 
김 구청장은 "신당·청구 역세권 등 큰 대로변에는 최고 21층 높이의 고층빌딩을 지을 수 있게 지구단위계획을 손질하고 있고 이달부터 적용될 '약수지구단위계획' 수정안에는 높이제한을 2.5층 가량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라며 "대로변 뒤쪽 골목길에는 노후주택 재개발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이 지난달 도시개발 관련 '찾아가는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중구)
 
현재 다산로 일대에는 총 8곳, 8700여세대 공급이 가능한 재개발·리모델링 사업이 논의되고 있다. 중구는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지난 8월 구청장 직속인 '도심재정비전략추진단' 부서를 신설했다. 전문가 13명이 남산고도제한 완화부터 다산로, 세운지구 등 중구 도시개발의 굵직한 현안들을 전담한다.
 
다만 아무리 규제가 풀려도 개발 현장에는 항상 찬반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김 구청장은 그동안 민간에서 주로 진행하던 '찾아가는 재개발 설명회', '주민 재개발 아카데미' 등을 직접 진행하면서 '주민 설득'과 '갈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민간 개발자들이 빠뜨리기 쉬운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는데 중점을 뒀다.
 
김 구청장은 "재개발 사업엔 이해관계가 다양한 사업자들이 얽혀있는데 이들은 보통 제각기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주민들에게 제공한다"며 "편향된 정보를 얻은 주민은 혼란 속에서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개발사업은 표류한다"고 지적했다.
 
개발 과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갈등도 구청이 직접 나서서 중재할 수 있도록 조직도 개편했다.
 
김 구청장은 "어떤 개발에서든 세입자·토지주·사업시행자 간 이견은 발생하게 마련이지만 과거엔 민간 갈등에 구청이 나서서 중재하기 어려웠다"며 "이 같은 관행을 깨고 지난 8월 초 기초지자체에선 처음으로 '갈등관리팀'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체 개발사업 현황을 매주 업데이트 하면서 주요 이슈가 무엇인지, 구청이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며 "필요하다면 갈등관리 전문가를 포함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갈등해결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자체는 중앙정부와 달리 무수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행정의 최일선, 진짜 현장인 만큼 한 가지 사안을 두고도 여러 입장이 대립하고 충돌한다"며 "최고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도록 정책 공모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이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중구)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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