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앵커 : 최근 세계 주요국들 사이에서 이른바 '환율전쟁'이 벌어지며, 핵심 이슈로 떠올랐는데요.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큰 상황입니다. 어떤 상황인지 짚어보죠.
기자 : '환율전쟁'이 벌어지게 된 것은 미국의 상반기 경기회복을 주도했던 제조업 경기와 주택, 고용지표들이 3분기 접어들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미 연준이 더블딥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표명한 데 따른 것입니다.
또 글로벌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에 지속적으로 위안화 절상 압력을 넣고 있고, 서로에 대한 무역보복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도 최근 급격한 엔화 절상, '슈퍼엔고' 현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지난달에 6년6개월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0.1%로 전격 인하해 제로금리를 부활시켰습니다.
이처럼 주요국들의 양적완화정책이 자국 통화가치를 낮춰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는데서 '환율전쟁'이 전세계 핵심이슈로 떠오른 겁니다.
앵커2 : 이같은 흐름속에 글로벌 자금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로 흘러들고 있죠?
그렇습니다. 선진국들의 이같은 양적완화정책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선진국보다 견고한 펀더멘털이 유지되고 있는 신흥국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겁니다. 이때문에 신흥국들의 통화절상 압력이 커지자 신흥국들도 환율방어에 나서기 위해 긴축강도를 약화시키거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는 모습인데요.
중국은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도 불구하고 환율 정책의 자주성 확보와 자국 수출 보호 등을 이유로 위안화 절상에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최근 호주가 인상 예상을 벗어나 금리를 동결했고, 유럽중앙은행, 영란은행, 인도네시아, 캐나다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동결하는 등 긴축정책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도 외환시장과 채권시장, 주식시장까지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며 유동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120원 전후까지 가파르게 하락했고, 채권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에 육박했으며, 증시는 1900선을 돌파했습니다.
앵커3 : 지난주부터 시작돼 어제 끝난 IMF/WB 총회에서도 '환율전쟁'이 이슈로 부각됐는데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고요?
IMF는 지난 9일 성명에서 최근 환율 갈등에 대해 "국가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원론적 언급에 그쳤습니다.
또 IMF 주요의제를 논의하는 장관급 자문기구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도 성명에서 "국제 불균형 확대, 지속적인 자본흐름, 환율 움직임 등 취약성은 여전하다"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IMF가 연구하길 원하며 내년중 심도 깊은 논의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환율과 관련한 선진국과 신흥시장간 시각차이만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중국 등 신흥시장 국가가 자국 통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을 늘려 글로벌 불균형을 조장한다고 비난한 반면, 신흥시장 국가들은 미국과 유럽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했다고 팽팽히 맞섰습니다.
일단 이번 총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오는 22~23일 경주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담, 다음달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재논의될 전망입니다.
앵커4 : '환율전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국내 경기회복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금통위도 이번주 금융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이같은 '환율'문제에 고심하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 정상화' 즉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그 시기만을 저울질 해 왔습니다.
이번 여름 급격한 기후변화로 채소값이 급등하는 등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컸는데요.
1200원 전후였던 환율이 급락하자 고민이 커진겁니다.
환율 급락으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악화가 우려되는데 금리를 인상하면 대내외 금리차로 인해 달러유입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게 우렵니다.
앵커5 : 금통위는 어떤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나요?
금통위가 지난달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를 동결할 것은 "주요국 경기의 변동성이 확대돼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때문입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입니다. 여기에 환율문제까지 부각돼 오히려 변동성은 더 확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금리동결을 예상해 볼 수가 있는데요.
문제는 물가 상승압력이 자꾸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제 한은이 발표한 생산자물가는 채소와 과일값 급등에 지난해 같은 달보다 4%가 올랐는데요.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에 선행하기 때문에 향후 소비자물가도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이에 대한 선제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금리인상론자들의 주장입니다.
올해 금통위가 3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정상화'에 한걸음이라도 더 다가갈 수 있기 위해서는 최선책은 아니더라도 차선책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6 : 환율에 금리까지 이번주에도 시장 이슈가 많은데요. 증시전망은 어떻습니까?
목요일 금통위와 옵션만기를 앞두고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또 지난주에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실적발표가 시작됩니다. 실적발표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가 예상되는 시점입니다.
또 코스피가 1900선, 미국의 주요지수들도 마디지수로 저항에 직면해 있어, 대내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주말도 장중 18일만에 매도했던 외국인이 시간외매매에서 매수전환(1744억)하면서 18일째 사들였는데요, 여전히 외국인이 주도하는 유동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추세적 상승보다는 종목별 슬림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실적모멘텀이 강한 정유와 조선, 자동차, 기계업종을 비롯해 글로벌 유동성 확대 수혜가 기대되는 원자재 관련주 투자가 유망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