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대형 건설사가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분양 단지의 견본주택을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창립기념일 행사도 진행하는 등 사용 범위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375500)는 최근 메타버스 공간에서 창립 83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DL이앤씨는 본사 사옥을 비롯해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잠실 운동장, 경전철 신림선 등 DL의 랜드마크로 메타버스 'DL 시티'를 구축했다. 임직원들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상공간을 누비며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으며 동료에게 편지 보내기, 공로 사원 축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다.

 

포스코건설도 메타버스를 활용해 가상사옥을 구현했다. 포스코건설은 '젭(ZEP)' 플랫폼을 활용한 메타버스 가상사옥 '포스코건설 메타스페이스'를 오픈했다.

 

포스코건설은 송도사옥과 센트럴파크 등 실제 건물을 본떠 만든 장소에서 자신만의 아파타로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직원들은 가상 회의실과 컨퍼런스룸 등에 자신의 아바타를 참석시켜 회의를 하며 업무공간 이외에는 외부인들도 출입이 가능하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건설 분야의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선사하고 고도화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도 분양은 물론 설계와 시공, 품질관리 등 다양한 건설 분야에서 메타버스 솔루션을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메타버스를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곳은 모델하우스다. 

 

롯데건설은 직방과 손잡고 '울산 롯데캐슬 블루마리나 메타버스 모델하우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단지의 입지 및 전경을 3D로 한눈에 볼 수 있으며 화면을 터치해 원하는 거리나 각도를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다. 또 오션뷰 조망과 다이빙풀 이용이 가능한 단지 특징을 반영해 메타버스 견본주택도 '수중 전시관' 콘셉트로 디자인됐다.

 

대우건설(047040)은 게임엔진을 활용한 가상체험 모델하우스인 '메타갤러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타갤러리는 1인칭 시점으로 게임을 하는 것처럼 사용자가 조작을 통해 가상공간을 직접 돌아다니며 현실감 있게 상품을 볼 수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메타버스 모델하우스는 가상 공간에서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해 고객 경험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상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입주 후 생활모습까지 그려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메타버스를 활용한 모델하우스가 업계에 완전히 정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집을 실물로 보고 계약하려는 분들이 많다"며 "메타버스를 활용한 모델하우스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오프라인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려는 니즈가 아직 더 많아 향후 실물 모델하우스를 대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