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국면에서 활약한 최전방 수비수들이 서울에 모여 다음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전략을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2022 세계 바이오 서밋World Bio Summit 2022)'을 개최했다.
'백신·바이오헬스의 미래'를 주제로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리처드 해쳇 감염병혁신연합(CEPI) 대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뿐 아니라 각국 정부 인사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행사 첫날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마친 화이자, 모더나,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다음 팬데믹 대응을 위한 과제를 언급하면서 빠른 백신 개발 속도와 협력을 촉구했다.
재닌 스몰 화이자 선진국시장 글로벌회장이 '2022 세계 바이오 서밋'에서 팬데믹 대응을 위한 신속한 백신 개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바이오 서밋 유튜브 중계화면 캡처)
첫 연사로 나선 재닌 스몰 화이자 선진국시장 글로벌회장은 "코로나19는 인류가 직면한 마지막 팬데믹이 아니다"며 "동일한 팬데믹이 발생할 수 있어 글로벌 수준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몰 회장은 또 "이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보다 가속화된 절차가 필요하다"며 "미래 지향적인 사고 방식을 통해 잠재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경구용 약을 개발해야 하며 민간 분야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 버튼 모더나 최고의료경영자가 '2022 세계 바이오 서밋'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앞으로 등장할 다양한 종류의 팬데믹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바이오 서밋 유튜브 중계화면 캡처)
두 번째 연사로 나선 폴 버튼 모더나 최고의료경영자는 "모더나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빠른 속도로 여러 기관들과 협업하면서 정보를 교환해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백신 개발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학계, 비정부 연구기관들과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팬데믹은 콜레라나 원숭이두창과 같은 감염병으로도 생길 수 있어 우리 미래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데이터를 공유하고 플랫폼을 마련함으로써 백신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2022 세계 바이오 서밋'에서 자체 성장 계획 'SKBS 3.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바이오 서밋 유튜브 중계화면 캡처)
국내 업체 중에선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에선 안재용 대표가 연자로 나서 차기 팬데믹 대응을 위한 차세대 백신 개발 플랫폼 구축 계획을 소개했다.
안재용 대표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자체 성장 계획 'SKBS 3.0'을 마련했다"며 "혁신적인 플랫폼 기술 확보, 확장된 인프라 제조 시설, 임상 및 규제 경로 확보 등 세 전략을 토대로 다음 팬데믹이 오면 백신을 100일 내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늘 오전 CEPI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협약을 체결했다"며 "또 다른 팬데믹이 발생할 경우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mRNA 기술 개발은 너무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개회식에서 "대한민국은 올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했고 생산된 백신을 필요 국가에 제공함으로써 백신의 공평성 보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나아가 세계보건기구의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 국가로서 각국의 백신 바이오 생산 역량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기술혁신으로 세계 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고한 연대의 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보건체계 강화를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3년간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언급한 다음 "또 다른 감염병의 위기, 보건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경을 초월한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단 교훈을 모두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제사회는 백신 등 필수 의약품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고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바이오 기술과 산업의 획기적 발전은 인류를 더 안전하고 건강한 삶으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보건 체계 강화를 위한 한국의 기여,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연구·개발 노력 등을 두루 소개했다.
한편 이튿날 이어지는 행사에선 각국 정부 인사들이 모여 바이오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 투자, 공급망 등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고 국제 협력에 기반한 감염병 유행 대응을 약속하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