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4인 이하 사업장'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기존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확대하라고 국회의장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25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법률안'에 대해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인권위의 이번 권고사항은 지난 2008년 고용노동부에 제시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인권위는 지난 2008년 4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법령 및 정책 개선 권고'에서 모든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적용을 목표로 단계적 확대 적용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했다.
인권위는 "권고 이후 14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해당 권고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21대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한 법률안이 다수 계류하고 있는데 국회의 조속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재표명 의사를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인권위는 "1953년 법 제정 이래 4인 이하 사업장에는 법정근로시간 등 핵심적 조항들이 줄곧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 노동인구 5명 중 1명이 4인 이하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법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기준법 조항 다수가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사업장 규모를 여러 개의 4인 이하 사업장으로 분할 등록하는 '사업장 쪼개기' 등 탈법행위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4인 이하 사업장 수는 전체 사업장의 약 61.5%이며, 근로자 수는 전체 근로자의 약 19%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인권위는 이같은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 확대 과정에서 사용자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정부 재정지원 방안이 함께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