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53.6%가 대장동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 주체로 '검찰이 아닌 특검이 합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검찰이 합당하다'는 응답은 36.9%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거듭 특검을 제안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로서는 자신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확인됨에 따라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국회 법사위 문턱 등을 고려할 때 민주당 단독으로 특검법 처리는 어려워 보인다.
28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5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3.6%는 이재명 대표의 대선자금을 포함한 대장동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 주체에 대해 '야당 주장대로 특검이 합당하다'고 답했다. 반면 36.9%는 '여당 주장대로 검찰이 합당하다'고 했다. 이외 '잘 모르겠다' 9.5%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긴급체포로 촉발된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 "정치자금은커녕 사탕 하나 받은 것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까지 포함한 '대장동 특검'을 제안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의도적인 시간끌기이자 물타기"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이 대표는 24일 윤 대통령 의혹을 제외한 대장동 특검을 다시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단칼에 거절했다. 검찰이 재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대장동 의혹의 수사 주체는 '특검이 돼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으며 높게 나타났다. 20대 검찰 36.7% 대 특검 55.0%, 30대 검찰 34.6% 대 특검 53.6%, 40대 검찰 26.9% 대 특검 64.6%, 50대 검찰 35.2% 대 특검 57.7%로, 특검이 합당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60대 이상의 경우, 검찰 45.4% 대 특검 43.4%로 팽팽했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TK)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특검이 합당하다'는 의견이 높게 나왔다. 서울 검찰 36.6% 대 특검 52.8%, 경기·인천 검찰 36.5% 대 특검 55.9%, 강원·제주 검찰 35.3% 대 특검 58.3%였다. 대전·충청·세종에서도 검찰 35.4% 대 특검 49.7%로, 같은 흐름을 보였다. 민주당 안방인 광주·전라에서는 검찰 21.1% 대 특검 70.6%로, 특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보수진영의 강세지역인 부산·울산·경남마저도 검찰 40.1% 대 특검 50.2%로, 특검을 선택한 응답이 절반을 차지했다. 반면 대구·경북은 검찰 51.8% 대 특검 38.2%로, 모든 지역 중 유일하게 검찰을 수사 주체로 바라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특검'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 검찰 34.0% 대 특검 54.9%로, '특검이 합당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보수층 검찰 65.5% 대 특검 24.4%, 진보층 검찰 10.7% 대 특검 82.1%로, 진영별로 대장동 의혹에 대한 수사 주체를 달리했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 검찰 85.4% 대 특검 6.8%, 민주당 지지층 검찰 3.4% 대 특검 89.9%로 입장이 확연히 갈렸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33명이며, 응답률은 4.1%다.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