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제조업·농축산업 등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역대 최대규모인 11만명의 외국인근로자 입국을 허용한다.
고용노동부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내년 고용허가제 외국인근로자(E-9 비자) 도입 규모를 11만명으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제조업·농축산업 등 산업현장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현재 산업현장에서는 중소제조업, 농축산업 등을 중심으로 구인난에 직면한 상황이다.
부족인원은 지난해 상반기 45만5000명에서 같은해 하반기 55만4000명, 올해 상반기 64만2000명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고용부 측은 "해당 업종의 낙후된 근로환경으로 인한 구인·구직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과 함께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구인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력부족 업종으로의 이동이 지연되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전문 외국인력의 입국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 영향도 크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외국인근로자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올해 9월 현재 E-9 외국인력 체류 인원은 24만5000명에 불과하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2019년 말 27만7000명)의 88.4%에 그치는 상황이다.
직종별 분석에서도 저숙련 직종에서 부족 인원이 집중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직종별 부족 인원 증가율을 보면 음식서비스직은 158.1%, 농림어업직 132.4%, 건설·채굴직 126.1% 등이다. 이는 전체 직종 부족인원 증가율(54.6%)을 상회한 수준이다.
업종에 관계없이 인력을 배분할 수 있는 탄력배정분(1만명)도 설정한다. 연중 업황 변동에 따라 인력 부족 업종에는 신속히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11월 중 고용허가서 신청을 받아 2023년 초부터 필요인력이 신속히 입국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전체 체류 인원 한도로 관리하는 방문취업동포(H-2 비자)의 경우는 코로나19 회복 상황 등을 고려해 올해와 동일한 수준의 체류 한도인 25만명을 유지한다. 향후 인력 수급은 추이를 살필 예정이다.
외국인근로자 보호 강화도 병행한다. 외국인근로자의 사망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처벌을 받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외국인 고용을 제한한다.
5인 미만 농어가도 산재보험 또는 농어업인안전보험 등에 가입하는 경우에만 고용허가서를 발급토록해 외국인근로자 산업안전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국내 인력을 채용하고 싶어도 구하기 어렵다는 중소기업들의 절박한 호소와 산업현장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되, 내국인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도입 규모를 정했다"며 "외국인력 도입이 확대되는 만큼 외국인근로자의 인권과 산업안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내년 고용허가제 외국인근로자(E-9 비자) 도입 규모를 11만명으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국내 입국하는 외국인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