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 유유제약 대표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CPHI 행사장 내 프레스 라운지에서 공동 취재단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동지훈 기자)
[프랑크푸르트(독일)=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80년 역사를 가진
유유제약(000220)이 걸어갈 80년을 새로 만들고 싶다. 신약을 개발해 유유제약을 글로벌 제약회사로 키우겠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CPHI 참석차 방문한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는 공동 취재단과 만난 자리에서 주력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원상 대표는 유유제약 창업주 고 유특한 회장의 손자이자 유승필 회장의 아들로 지난 2020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미국에서 노바티스 영업사원으로도 재직했던 그는 최근 해외 여러 행사를 직접 찾아 임상 개발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
유유제약은 합성 펩타이드를 활용한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 'YP-P10'을 도출해 미국에서 임상시험 2상을 진행하고 있다. 240명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임상에서 유유제약은 최근 첫 환자 등록을 마치기도 했다.
유원상 대표는 "유유제약 연구소가 펩타이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10개 물질이 있었다"며 "타깃에 맞춰 물질을 만든 게 아니라 여러 테스트를 하던 중 YP-P10의 항염증 효과를 확인해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개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금과 시간만 있다면 직접 론칭하고 싶지만 현실을 고려한다면 임상 개발 파트너를 찾거나 기술수출을 할 수도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임상 결과가 잘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원상 대표는 미국에서 시판 중인 기존 안구건조증 치료제에 한계가 있어 YP-P10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안구건조증 치료제로는 애브비의 '레스타시스(사이클로스포린)'와 노바티스의 '자이드라(리피테그라스트)'가 있다. 이들 품목은 안구건조증 치료 효과가 있긴 하지만 점안 시 따갑거나 입에서 특유의 맛이 나는 등의 불편함이 있어 개선된 치료제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유유제약은 쥐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에서 각막 염색 점수(Corneal Staining Score, CFS)를 관찰한 결과 기존 약물인 리피테그라스트 대비 15%의 개선 효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유원상 대표는 "이미 출시된 안구건조증 치료제들도 훌륭하지만 환자나 의료진 모두 미충족 의료수요를 갖고 있어 많은 회사들이 개발에 나선 것"이라며 "우리는 염증을 치료하는 파이프라인으로 기존 치료제보다 더 강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원상 대표는 이 자리에서 또 다른 파이프라인 탈모치료제 경쟁력도 부각했다.
유유제약이 개발 중인 탈모치료제는 기존 품목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 제네릭이다. 유원상 대표는 이 품목의 제형을 바꿔 미국과 유럽에서 신규 적응증 획득을 목표로 설정했다.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두타스테리드는 당초 전립선비대증 치료 적응증으로 미국과 유럽 허가를 받았다. 이와 달리 한국과 일본에선 전립선비대증뿐 아니라 탈모치료 적응증도 확보해 탈모 환자에게도 처방되고 있다.
유원상 대표는 연질 캡슐 형태의 두타스테리드를 알약으로 바꿔 오는 2024년 중 임상에 들어갈 방침이다.
그는 "내년 상반기 중 FDA와 유럽 의약품청(EMA)에게 임상 디자인을 위한 사전 검토 미팅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임상 승인을 받으면 내년 하반기 임상기관과 계약하고 이듬해 임상에 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모치료제 개발 과정에선 해외 학회 참가도 예정돼 있다.
유원상 대표는 "다음달 말 호주에서 모발학회가 열리는데 탈모치료제 신약을 개발 중인 화이자와 릴리도 참가한다"면서 "유유제약 역시 이 학회에 참가해 파이프라인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유원상 대표는 두 품목 개발을 위한 자금은 이미 마련됐다며 신약개발 전문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유망 분야에서 차별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두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경기가 좋지 않지만 다행히도 두 프로젝트를 진행할 자금은 확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80년의 역사를 가진 유유제약이 걸어갈 80년을 위해 신약개발 중심의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