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천억 들인 재난통신망, 훈련 안 돼 참사 당일 '무용지물'

지자체·소방·경찰 연결…1조5천억 들여 구축
행안부 “버튼만 누르면 되는데…잘 작동 안 됐다”
애도기간 끝나도 지원 계속…원스톱센터 운영

입력 : 2022-11-04 오후 3:27:45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지자체·경찰·소방과의 원활하고 신속한 소통을 위해 1조5000억원을 들여 구축한 재난안전통신망이 정작 이태원 참사 당일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4일 이태원 참사 관련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재난통신망은 기관 간의 사고현장에서의 통화가 주요한 목적으로 버튼만 누르면 통화그룹에 포함돼 있는 기관들이 다 연결해서 통화를 할 수 있는 체제”라며 “이번에는 그 부분이 잘 작동이 안 된 부분은 있다”고 시인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경찰·소방·해양경찰 등 재난 관련 기관이 하나의 통신망으로 소통하는 전국 단일 통신망으로 지난해 구축 완료됐다.
 
정부는 구축 당시 세계 최초로 4세대 무선통신기술(PS-LTE)을 기반으로 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한 했다고 홍보한 바 있다.
 
참사 당일 재난안전통신망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고 통화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훈련 부족을 이유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소방·지자체의 초기 대응 실패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면서 거액을 투입한 재난안전통신망에 대한 역할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오랜 기간 구축해 온 재난통신망이 재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와 관련된 조사 등도 이루어져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지난달 6일 강원 강릉시 재난안전통신망 기지국을 방문해 통신망 단말기 장비 통화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행안부)
 
이날 기준 이태원 참사로 347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156명이 사망하고 191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156명 가운데 내국인은 130명 중 129명, 외국인은 26명 중 7명이 장례를 마쳤다. 부상자 191명 중 158명은 치료 후 귀가했고, 33명은 입원치료 중이다.
 
중대본은 5일 애도기간이 끝나더라도 사상자와 가족 등에 대한 장례, 부상자 치료, 구호금 지급, 심리치료·상담 등이 이뤄지도록 ‘이태원 사고 원스톱 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토부 조사 결과, 사고 인근 건축물 중 8곳이 무단 증축된 것이 확인됐으며, 실태조사 의무화를 골자로 건축법 개정을 추진하고 실효성 확보를 위한 추가 개선방안도 마련한다.
 
정부는 다중밀집 인파사고 예방 안전관리대책 마련을 위한 T/F를 구성해 대책 마련을 논의 중이다. 이달 중 시간당 1만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고위험 지역축제 8건에 대한 정부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위치정보, 대중교통, CCTV 등 다양한 정보를 상호 연계해서 과학적으로 다중밀집도를 분석해 위험을 예측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등 국가안전시스템의 대전환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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