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융합(컨버전스, convergence)이란 '서로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쳐지는 현상'을 지칭한다. 컨버전스는 90년대 후반부터 줄곧 IT의 화두였으나 최근 모바일 확산을 발판 삼아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는 기기(디바이스, device)를 중심으로 모든 것이 묶인다. 유비쿼터스 환경은 인터넷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전화나 인터넷, 스마트TV, 냉장고 등 각종 가전제품의 기종을 불문하고 동일한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는 여러 기기들 중 모바일이 화제의 중심에 있다. IT업체들과 통신업체를 막론하고 모바일 관련 업체들 간 컨버전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이유다. 모바일 결제, 모바일 검색, 모바일 헬스, 모바일 광고, 데이터 교환,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등 각종 컨버전스 사례들도 많아졌다.
특히 요즘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모바일 결제'다. 모바일로 식사나 쇼핑 비용을 지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통신사, IT업체들이 모바일 결제 시장에 적극 뛰어 든 결과다.
미국의 경우 애플의 행보가 화제다. 애플은 최근 근거리 무선기술(NFC, Near Field
Communication) 전문가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이폰의 다음 모델에는 모바일 결제 기능이 들어 있을 것이란 소문까지 돌고 있다.
AT&T와 버라이존, T-모바일 등 통신업체들의 이름도 눈에 띈다. 이들은 NFC-유심(USIM) 기반의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면서 모바일 결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50년이 넘는 역사적 전통을 자랑하는 비자카드도 지난 9월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 도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모바일 결제 관련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IT업체, 통신업체, 일반 기업들의 입질이 활발하다.
우선 기업과 은행들은 교통카드 사업자를 인수하는 데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교통카드 사업이 향후 모바일 결제 사업으로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마이비'와 '이비' 인수, 대구은행의 '카드넷' 인수 외에 비씨카드와 LG CNS 등도 교통카드 사업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체들 중에서는
SK텔레콤(017670)이 지난 6월 모바일 멤버십 지갑 서비스인 'T스마트월렛'을 출시했고,
KT(030200)는 신한카드와 제휴를 맺고 모바일 지갑 서비스 '쇼터치'를 지난 7월 개시했다.
IT서비스업체인
SK C&C(034730)의 경우에는 북미 휴대폰 결제시장 진출도 넘보고 있다. SK C&C는 지난 9월 세계 최대 전자지불 결제 서비스업체인 FDC와 TSM 종합서비스 공동 제공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을 끌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활발히 모색 중인 모바일 결제는 향후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위에 있는 기기들을 검색할 수 있게 해주는 위치기반서비스(LBS, Location-based Service)를 통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시장 전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모바일 결제 등과 같은 모바일 컨버전스 활성화를 위한 토대는 이미 구축됐다고 말한다. 다만 아직까지는 실생활에 정말 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게 해줄 만한 강력한 컨버전스 성공사례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삼성SDS 미래기술전략그룹의 장영하 책임 연구원은 "모바일 결제를 아는 사람이 현재 별로 없다"면서 "시장이 얼리어답터들에게서 주류로 넘어갈 때는 뚜렷한 성공 케이스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아이폰 앱스토어, 삼성앱스 등 이미 구축된 개발자 생태계를 통해 각 기업들이 선도진입자(first mover)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끝>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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