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참사'로, '사망자'가 '희생자'로…이태원 참사, 제자리로

윤 대통령, 첫 '참사'·'희생자' 표현…한덕수 총리도 '참사' 단어 사용

입력 : 2022-11-07 오후 5:55:17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사고'가 '참사'로, '사망자'가 '희생자'로 바뀌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관합동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가 그간 이태원 참사 관련 써왔던 표현을 바꿔 불렀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사고' 대신 '참사'라는 표현을 썼다. 여론의 질타를 의식한 결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아들·딸을 잃은 부모의 심경에 감히 비할 바는 아니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말로 다할 수 없는 비극을 마주한 유가족과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고 있는 국민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다시 한 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번 참사와 관련해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국민 여러분께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한 점 의혹없이 공개하도록 하겠다"며 "그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사고'를 '참사'로, '사망자'를 '희생자'로 바꿔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그동안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해오던 '사고' 대신 '참사'라고 표현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내년도 예산안 심사 관련 종합정책질의가 진행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번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와 관련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국무총리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앞서 한 총리는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 총회에서 축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정부가 참사로 명칭을 변경할지에 대해 "글쎄요"라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추 부총리도 종합정책질의에서 최근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참사'와 '희생자'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앞서 지난 5일부터는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명칭도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변경됐다. 정부에 대한 책임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더 이상 제3자적 입장을 고수할 경우 성난 여론의 후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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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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