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3선 이상 의원 중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은 14일 당내 3선 이상 중진들과의 비공개 회동을 통해 야당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특히 민주당을 정조준해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대한 믈타기용 국정조사'라고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주호영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3선 이상 중진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국민적 슬픔과 비극을 정치화할 수 있나"라며 "국민적 동의를 받기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그 문제에 관해서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의 강력한 성토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경찰의 감찰과 조사, 사고원인 규명을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낱낱이 국민에게 밝히겠다는 것"이라며 "그걸 토대로 책임소재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그 결과를 보고 미흡하다고 판단이 되면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그때 가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순서를 강조했다. 그는 중진 간담회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없었다고 본다"고 했다.
정우택 의원은 '야당만 주도하는 국정조사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24일까지 봐야 안다. 정치라는 것은 예단이 안 되는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방탄 국정조사에 대해 찬성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그런 행태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수용할 수 없다"며 "이것이 중진의원들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의견 일치가 됐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지금은 수사 중이다. 국정조사에서 증인들이 나오면 어떤 대답이 나오겠나. '수사 중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습니다'라고 일관할 것"이라며 "그런데 거기서 어떤 진상규명을 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수사 통해 진상 규명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하는데 수사를 지켜보는 게 진정한 진상 규명인가. 국정조사 판 깔아서 아무런 답변 못 듣는게 진상규명이 되겠나"라며 "정치공세의 장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장 의원은 지난주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해 비토의 목소리를 낸 것과 관련해 "당내 강한 기류를 레버리지(지렛대) 삼아서 협상을 더 강하게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며 "갈등 야기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행태가 예산도 그렇고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정치 공세를 하자는 것 아니냐"며 "협치에 대해 생각이 전혀 없는 분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에 민주당의 정치 공세에 대해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류가 표출되지 않으면 원내대표가 어떻게 협상을 추진해 나가겠냐"고 했다.
당내 분열로 해석됐다는 일각의 의견에는 "당내 분열은 유승민 (전)대표가 했다"고 화살을 돌렸다. 그는 "애정없는 비난이 당내 갈등 유발하는 거지, 제가 주호영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 어떻게 갈등 야기냐"고 되물으면서 "이런 기류가 당내에 있기 때문에 원내대표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협상하면 훨씬 더 협상력이 강화될 수 있지 않겠냐. 그런 차원에서 해석해주길 바란다"고 반복했다.
한편 회의에 참석했던 권은희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국정조사 수용 불가로 중진회의에서 만장일치였다고 보도되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국민들 역시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주호영 원내대표도 국민들의 인식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