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영업익…웃지 못하는 까닭

2022년 연간 영업익 3조 돌파 ‘목전’
아시아나 사실상 자본잠식
대한항공 자금 투입 불가피

입력 : 2022-11-14 오후 2:28:55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창사 이래 연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에도 부채비율이 6000%가 넘는 아시아나항공(020560)을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대한항공 자체적인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22년 연간 3조253억원의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실제 올해 1~3분기 대한항공의 누적 영업이익은 2조3635억원을 기록하며 3조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6월 기준 6554.6%로 지난해 말보다 4133.9%포인트 치솟으면서 인수하는 대한항공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아시아나항공 자본총계는 2047억원이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상환해야 할 채권은 1조150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2113억원이었지만, 외화환산손실로 당기순손실 91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하반기에 접어들어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이자 비용도 크게 늘어 부채비율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손해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부분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것으로 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출자 카드를 꺼내들 여지도 거론되지만 산업은행은 HMM(011200) 관리 및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이 승인 과정에 있어 직접적인 자금 투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 시각도 존재한다.
 
산은도 직접 자금 지원보다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에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10월 20일 국감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라며 “필요 시 대한항공이 자본 투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별개의 회사이기 때문에 자금 투입이 당장은 실현되기 어렵다. 필수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모두 받으면 그때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자금 투입은 되지 않는다”며 “기업결합이 된 이후에나 자금 투입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0년 연간 영업이익 1조1589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1년 화물 매출 호조로 영업이익 1조4644억원을 달성해 기존 연간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대한항공 여객기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주기되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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