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배터리 특화 과목을 개발하고, 이것으로 인력을 양성해야 배터리의 '비정상적 거동' 요인을 알아내고 재사용 전제 조건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지난 15일 연구실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남에서 "현재는 (학교들이) 예전에 있던 전기화학과 재료화학을 그대로 가르치고 있다"며 "두 가지를 합쳐서 특화 과목을 만들어야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배터리 인력 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과목이 실제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 질의하자 윤 교수는 "기존 인력 양성 시스템에서도 배터리를 만들어쓰는데 지장은 없다"면서도 "배터리 수명이 급격하게 줄거나 불이 나는 비정상적 거동의 요인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특화 과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재활용보다 까다롭다고 알려진 '재사용'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예를 들어 배터리 셀이 200개 들어간 팩에서 SOH(State of Health·잔존수명) 측정은 상당히 어렵다"며 "측정을 할 수 있어야 재사용을 할지, 재활용할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기업의 독자적인 판단만 믿는 게 아니라 체계적인 연구 결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문이 계속 제기됐다.
윤 교수는 "전구체가 양극재 성능을 결정하는데도 전구체가 어떤 타입일 때 양극재가 어떻게 바뀐다는 체계적 연관성이 많이 규명 안됐다"면서 "(기업들이) 생산 자체에 치우치다보니 생산을 백업할 수 있는 분석이나 다양한 연관성에 대한 규명 연구들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전량 중국에서 수입하다시피하는 전구체를 일정량 생산 가능한 시설을 갖춰야 한다"며 "전구체가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중국 사정 때문에 수출을 못하게 될 경우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가 지난 15일 연구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윤 교수는 또 "기업들이 생존 차원에서 생산에 집중하다보니 핵심 연구에 대한 인력 채용이 상대적으로 좀 미진하다"며 "인력 양성 기간 2년은 '택도' 없고. 박사급에서 5년 이상 한 분야에 집중해 연구하는 경험이 있어야 독립 주제나 문제가 떨어졌을 때 해결 능력을 갖는 인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 회사들과 연계해 (산업) 뿌리가 될 수 있는 요소 기술들에 대해서 과제를 발굴하고. 실질적으로 적용도 많이 해야 배터리 산업이 계속 생존을 할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윤 교수는 박사 학위를 취득한 직후
LG화학(051910) 배터리 R&D 센터에서 2년여 일하다가 현재까지 학계에서 활동해온 이력이 있다. 현재는 SOH를 예측하고 알아내기 위한 전기적 현상을 연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 교수는 "기업은 회사에서 주어지는 당장 시급한, 현황 해결 같은 문제를 많이 연구할 수 밖에 없어 원천기술에 가까운 연구를 하기가 힘들다"며 "원천기술 연구에 집중하기 좋은 연구소나 학교로 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중국이 우위를 점한 LFP(리튬인산염) 배터리에 대해서는 투트랙을 제안하기도 했다. 세부적으로는 LFP 중에서도 고품질 제품을 개발하고, 기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