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정부가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다소 위축됐던 경기도와 도내 기초자치단체 지역화폐 사업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의에서 증액됨에 따라 다시금 회복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국회 행안위는 최근 정부가 전액 삭감했던 지역화폐 예산을 5000억 원으로 조정해 반영키로 합의했다. 이 예산안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국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도와 도내 기초지자체는 지역화폐 사업의 상당 부분을 국비에 의존하고 있던 만큼 증액된 국비 5000억 원에 따라 자체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경기도는 경기지역화폐 발행을 위해 국비 1904억 원의 지원을 건의했지만, 정부는 지난 8월 말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내용이 포함된 2023년도 본예산을 발표하며 선을 그었다. 결국 경기도 뿐만 아니라 전국 등지에서 실행하는 지역화폐 사업에 차질이 빚어져 발행액 감소와 인센티브 축소와 같은 대안 마련에 나섰다.
경기도는 지역화폐 국비 예산 삭감에 따라 플랜B를 가동하고 도 자체 예산으로 지역화폐 사업을 추진키로 결정해 2023년도 지역화폐 예산 916억 원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 예산인 1841억원의 절반 정도 수준으로, 국비매칭 예산을 세우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도내 기초지자체들 역시 경기도의 사업 예산안에 따라 지역화폐 예산을 편성키로 결정하면서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하남시 등 일부 시군은 올해 예산이 이미 소진 돼 인센티브 지급을 중단하는 등 예산 부담이 큰 지역화폐 사업에 빨간불이 켜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지역화폐 예산 5000억 원 증액으로 도와 도내 기초지자체가 숨통을 틀 것으로 보인다. 5000억 원의 예산 중 경기도가 요구한 1904억 원이 지원될 경우 국비지원 인센티브 예산을 다시 세울 수 있어 도 부담이 크게 준다. 시군 역시 도와 5:5로 매칭하는 지역화폐 예산을 국비를 포함해 기존 4:3:3으로 세울 경우 시비를 줄일 수 있고, 축소한 인센티브를 확대·운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아울러 고금리·고물가에 따라 위기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그 전에 예산조정소위심사를 거치고, 정부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아직 지역화폐 정부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서 속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국비 규모에 따라서 인센티브 양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조정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지역화폐. (사진=경기도)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