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은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집회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국회의원 개개인의 정치적 판단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선 불복이자 헌정 질서에 반하는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의견은 36.2%에 그쳤다. 보수의 기반인 영남에서조차 평가가 팽팽했다.
25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62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6.1%는 주말 서울 도심의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참석한 데 대해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반면 36.2%는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7.7%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지난 19일 안민석·강민정·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황운하 등 민주당 의원 6명과 민주당 출신의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에 참석했다. 이에 여권은 대선 불복이자, 헌정 질서를 뒤흔드는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집회 다음날인 20일 "취임 6개월 된 대통령에게 퇴진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이건 대선 불복"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대통령실 관계자도 "국회의원들이 헌정 질서를 흔드는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헌법기관이자 입법기구인 의원들이 자의로 하는 정치 행동에 대해 당이 가타부타 사전에 통제할 수 없다"고 감쌌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절반 이상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0대 '문제 없다' 56.6% 대 '부적절한 행동' 35.0%, 30대 '문제 없다' 58.6% 대 '부적절한 행동' 32.8%, 40대 '문제 없다' 71.1% 대 '부적절한 행동' 26.5%, 50대 '문제 없다' 62.7% 대 '부적절한 행동' 32.7%로 조사됐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모든 연령대 중 유일하게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응답이 더 높았다. 60대 이상 '문제 없다' 41.0% 대 '부적절한 행동' 46.9%로, 다만 결과는 오차범위 내였다.
지역별로는 영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문제가 없다"고 바라봤다. 서울 '문제 없다' 56.7% 대 '부적절한 행동' 36.9%, 경기·인천 '문제 없다' 60.4% 대 '부적절한 행동' 32.5%, 대전·충청·세종 '문제 없다' 58.0% 대 '부적절한 행동' 33.2%, 광주·전라 '문제 없다' 66.4% 대 '부적절한 행동' 25.5%. 강원·제주 '문제 없다' 58.9% 대 '부적절한 행동' 34.5%였다. 보수의 기반인 영남에서조차 평가가 팽팽했다. 대구·경북 '문제 없다' 43.5% 대 '부적절한 행동' 44.5%, 부산·울산·경남 '문제 없다' 45.4% 대 '부적절한 행동' 47.5%로, 오차범위 안에서 비슷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한층 부담이 더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촛불전환행동 주최로 윤석열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는 절반 이상이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윤 대통령 퇴진 집회 참석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중도층 '문제 없다' 55.6% 대 '부적절한 행동' 32.9%였다. 진보층에서도 '문제 없다' 82.6% 대 '부적절한 행동' 12.7%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문제 없다' 26.0% 대 '부적절한 행동' 67.3%로, 다른 결과를 보였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문제 없다' 9.9% 대 '부적절한 행동' 86.4%, 민주당 지지층 '문제 없다' 88.5% 대 '부적절한 행동' 6.0%로, 의견이 확연히 달랐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73명이며, 응답률은 4.4%다.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