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금융 지원과 업계 간 협력 필요”

친환경 운송수단 법제화 위한 토론회
무탄소 ‘대세 연료’ 불확실해 연구비 부담 커
“정부는 세제 혜택 주고 조선·해운업 협력해야”
불확실성으로 친환경선박 민간 보조금 집행 저조

입력 : 2022-11-28 오후 5:04:55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한국 해운산업이 탄소중립이라는 과제를 완수하고 생존하려면 정부의 투자자금 조달 지원과 업계 내 공동 대응이 필수라는 조언이 나왔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2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ESG 친환경 운송수단 법제화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2002년 도입한 선박투자회사 제도를 재활성화하자”고 말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이 2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ESG 친환경 운송수단 법제화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국내 해운산업의 친환경 경쟁력 확보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선박투자회사는 제도는 IMF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선박금융지원 중단 등 국적선대가 급감한 데 따라 도입된 선박펀드다.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과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자금으로 선박을 건조 또는 매입해 선사에 대여하고, 대선료는 차입금 상환과 투자자 배당에 쓰였다. 이후 세제혜택 일몰과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대규모 손실로 유명무실해졌다. 
 
양 연구원은 노후 선박 교체와 해운 경쟁력 강화 등 IMF 때와 수요가 일치하는 점을 제도 활성화 근거로 들었다.
 
이 밖에 세제혜택을 받은 조선사가 선박 도입 대금을 갚는 ‘선박 조세리스’, 공공부문이 선투자 후 해운업계에 용대선하는 사업 확대 방안도 거론됐다.
 
양 연구원은 미래 무탄소 연료의 불확실성에 비해 투자 부담이 크므로 조선업계 공동 기술 개발과 실증, 조선·해운업계의 장기 개발 전략 협력 등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법의 뒷받침이 중요하다. 정부는 2020년부터 시행중인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환경친화 선박 개발법)’에 근거해 친환경 선박 개발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환 대상 선박 3542척 중 528척을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는 2540억원을 들여 2031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와 하이브리드 등 저탄소 기술 고도화·국산화에 나선다.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 핵심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산·학·연·관 협의체도 운영중이다.
 
규제 완화와 정책 금융 확대도 이어진다. 정태성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국장은 이날 양 연구원이 말한 선박 조세 리스와 선박 투자 활성화를 위한 투자자 과세 특례 제도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국장은 “민간 기술개발 시 신속한 상용화를 위해 과감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행 시험 실증 안정성 검증 절차에 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2023년 상반기 국회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박 금융 활성화를 위해 세제·인센티브 확대가 절실하다”며 “제정당국과 협의해 투자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2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ESG 친환경 운송수단 법제화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정부가 환경 친화 선박 개발법에 따른 친환경 선박 보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간 부문 실적은 공공 부문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수부의 2021년도 ‘한국형 친환경 선박 보급시행계획’상 공공부문 친환경 전환 대상 선박 23척 중 2척은 준공됐고 21척은 건조중으로 100% 실적을 냈다.
 
김진수 국회입법조사처 국토해양팀 입법조사관은 민간 부문의 경우 102척에 대한 전환 계획 실적은 절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조사관에 따르면, 2022년 계획상 민간 부문 친환경 설비 장착 보조금 지원 계획이 280척인 반면 실제 지원금은 4척에만 제공됐다.
 
김 조사관은 “어떤 설비로 전환해야 할 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지 않나 싶다”며 “정부가 연구개발(R&D)로 가르마를 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공공에 비해 실적이 저조한 민간의 참여를 위해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며 “범부처, 범산업계 협의 기구로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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