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조치에 대해 증권가와 경제연구소 등에서는 물가인상 보다 환율이나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요소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유동성을 확장하는 정책을 펼치는 마당에 우리만 기준금리를 올리는 무리수(?)를 단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했다. 지난 7월 금리를 2%에서 2.25%로 0.25%포인트 올린 후 석달째 동결이다.
김지현 동양종금증권 이코노미시트는 "현재 글로벌 환율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원화가치가 절상되고 있다"며 "금리를 올릴 경우 절상 속도가 더욱 빨라지기 때문에 쉽게 인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이번 기준금리는 물가 불안으로 인한 인상쪽과 환율이나 국제경제 불안요소 등으로 인한 동결쪽으로 의견이 갈렸지만, 환율이나 국제경제 불안요소에 대한 염려 등이 더 우세하게 작용한 듯하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두 번 남은 기준금리에 대한 논의에서도 인상보다는 동결쪽이 우세하다. 일반적으로 연말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G20 회의에서 나올 이야기를 지켜봐야 하고 물가라는 변수도 놓쳐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부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연매 기준금리 인상은 힘들 것"이라며 "G20 회의에서 환율에 대한 국제 공조 등 논의를 좀 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추가경기 부양 없이도 경기가 안정돼야 금리 인상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리 인상에 좀 더 무게가 쏠리는 의견도 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금리 인상 사이클에 접어든 것은 맞다"며 "연내 한 번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