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무력 완성 5주년에 '침묵'…윤 대통령, 핵실험시 초강경 대응 경고

화성-17형 성공에 "자랑스러운 주체병기" 자축…국방력 강화 성과 선전
연내 핵실험 불투명…12월 연말 결산 등 경제 문제·체제 결속에 주력할 듯
윤 대통령, 북 핵실험에 "어리석은 결정" 경고…북 비핵화에 '중국 역할론' 강조

입력 : 2022-11-29 오후 3:54:24
북한 조선중앙TV가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참여했던 공로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그들의 노력을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김 국무위원장은 둘째 딸을 데리고 나와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은 29일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맞아 군사적 도발 없이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당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발사나 7차 핵실험 등 초강경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과는 다르게 최근 발사에 성공한 ICBM '화성-17형'을 언급하며 그동안 이룩한 국방력 강화 성과 선전에 주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지금까지 취하지 않았던 대응들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다"며 초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기념하거나 관련 대외 메시지를 전하지 않았다. 대신 1면에 '조국은 강대하고 인민은 존엄높다'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우리의 힘, 우리의 지혜와 기술로 안아오는 명실공히 자력갱생의 창조물"이라며 지난 18일 화성-17형 ICBM 발사 성공을 자축했다. 이어 화성-17형 등을 언급하며 "우리의 주체병기들은 얼마나 자랑스러운가"라고 긍지를 보였다. 3면 기사에서는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기간에 동원된 북한의 공군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29일 ICBM '화성-15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5년 또는 10년을 기준으로 중요 기념일을 강조해 온 북한의 행보를 봤을 때 이날 ICBM 추가 발사나 7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군 당국도 주목할 만한 변화 특이동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에 군사적 도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은 이미 지난 18일 신형 ICBM 화성-17형 발사로 대미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데다, 대대적인 선전으로 성과 자축 분위기를 띄운 상황에서 추가적인 도발은 실익이 많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8일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지 지도에 둘째 딸인 '김주애'를 대동하며 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 위원장이 또 다시 '김주애'와 함께 공개 행보에 나서며 화성-17형 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또 화성-17형 개발·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국방과학연구 부문 지도간부들과 과학자들을 승진시키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ICBM 이동식 발사대에도 영웅 칭호와 함께 메달과 훈장을 수여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번에 화성-17형 쏜 것을 성공으로 간주하고 갈음한 것이고, 그것에 대한 퍼포먼스가 지난번 사진 촬영까지 해서 마친 것이다. 별도의 무력도발이 있을 수 없다"며 "ICBM은 이번에 일단락 됐으니 더 쏠 이유는 없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통상 12월에는 경제적 성과를 중심으로 연말 결산에 나서고, 내년 초 김 위원장의 메시지 발신을 위한 당 전원회의 등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7차 핵실험 등 국방력 강화 성과에 매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12월까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잦은 무력도발은 계속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핵실험 임박성 징후가 없고, 또 중국의 직간접적인 반대의 목소리가 있다는 상황을 봤을 때 연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낮다"며 "12월 하순부터는 일종의 총화의 시간, 체제 결속의 시간으로 볼 때 고강도 무력시위는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홍민 실장도 "당장 핵실험의 필요성이 있는지조차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어서 북한이 연말에 최종 결산하고 내년 경제 전망해야 되는 시점에 당장 해야 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이다. (사진=대통령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굉장히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북한이 7차 핵실험 강행시 "지금까지 취하지 않았던 대응들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또 북핵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 전체가)일관되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연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론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국제사회에서의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최근 미중 갈등의 핵심인 대만 문제와 관련해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모든 질서와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가장 위험한 상황부터 대응하고 통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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