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지난달 전산업생산이 광공업 등의 타격으로 넉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출부진이 지속되면서 가동률이 줄었다.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도 감소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5%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초반인 2020년 4월(-1.8%) 이래 최대폭 감소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7월(-0.2%), 8월(-0.1%), 9월(-0.4%)에 이어 넉 달째 하락세다. 이는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한 이래 29개월 만이다.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7.3%), 기계장비(-7.9%)에서 생산이 크게 줄면서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 이는 2020년 5월(-7.3%)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5% 감소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번달에 일부 차종의 생산이 중단됐는데, 지금까지 좋았던 부분이 조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가동률을 줄이고 기존 재고를 소진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제조업 재고는 전월대비 1.4%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4%로 전월대비 2.7%포인트 하락했다.
어운선 심의관은 "이번에 재고가 감소한 것은 반도체 재고 감소가 영향을 줬다"며 "생산이 부진해서 재고가 쌓였는데 이것들을 소진해야하니까 재고 조정을 위해 생산도 낮추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생산은 금융·보험(-1.4%), 정보통신(-2.2%) 등에서 줄면서 0.8%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도 전월보다 0.2% 줄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소매판매는 지난 3월(-0.7%)부터 4월(-0.3%), 5월(-0.1%), 6월(-1.0%), 7월(-0.4%)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8월(4.4%)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9월(-1.9%), 10월(-0.2%)로 감소 전환했다.
전월 국산차 및 수입차 판매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로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4.3% 줄었다. 평년 보다 따뜻한 날씨와 추운 날씨가 반복돼 간절기 의류 판매가 감소하면서 준내구재도 2.5% 감소했다. 반면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는 3.1% 늘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보합을 보였다. 선박 등 운송장비(-5.0%) 투자가 줄었으나 영상·음향·통신기기 등 기계류(1.9%)에서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건설기성은 건축(3.9%), 토목(3.3%)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늘면서 전월대비 3.8% 증가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보합,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줄어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대외악재와 화물연대 파업, 10월 말 발생한 이태원 참사 등이 겹치면서 향후 경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어 심의관은 "대외이슈를 중심으로 하방요인이 많기 때문에 수출, 제조업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개선흐름을 유지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가 높은 수준이고 금리도 상승 흐름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5% 감소했다. 사진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멈춰선 시멘트 수송차들.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