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화물연대 파업이 길어지면서 국내 철강사의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들은 하루 10만톤(t)에 달하는 출하 차질을 겪으며 8일째 화물연대 파업을 견디고 있다. 포스코의 일일 육송 출하지연 물량은 포항제철소 1만t, 광양제철소 1만7000t으로 총 2만7000t이다.
현대제철은 당진과 포항, 울산 등 전국 공장에서 하루 5만t 가량 출하가 막힌 상태다. 동국제강의 하루 정상 생산량은 2만t인데 시점별로 출하 규모를 바꾸고 있다고 한다.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30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화물차가 크게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6일간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철강재 출하차질 규모는 60만t으로 8000억원에 달한다. 매일 1000억원 넘는 규모로 철강 출하 차질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전날 정부와 화물연대의 2차 협상이 결렬돼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철강업계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생산자인 철강사 피해도 있지만 결국은 물건 못 받는 소비자 입장에서 더 큰 피해가 있다”며 “고객사에게는 또 다른 고객이 있으니 연쇄적으로 일반인까지 영향을 미치게 돼, 결국 전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혀를 찼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대상을 시멘트 분야에 이어 철강으로 확대할 지 여부도 관심이다. 정부는 정유와 철강, 컨테이너 등 다른 품목으로까지 업무개시명령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에서는 임시방편을 넘어선 장기적 대책 마련이 요원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 자체가 일시적인 봉합이라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며 “당장의 물류 흐름을 잡아놓고 있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근원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