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가상화폐 스테이블 코인 중 시가총액 1위인 '테더'의 재정 건전성 우려가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상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탓에 테더의 안정성 문제가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WSJ는 미국 달러와 연동된 테더의 USDT 코인 대출액의 급증을 이유로 꼽았다.
테더 자료에 따르면 USDT 대출액은 지난 9월 30일 기준 61억 달러(약 7조9000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전체 자산의 9%에 달하는 수치로, 지난해 말 대출액 41억 달러(약 5조3000억원)와 비교하면 9개월 만에 대출액이 50% 가까이 증가했다.
문제는 테더가 가상화폐를 대출하면서 고객에게 받은 담보의 건전성에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지난 7월 파산한 가상화폐 대출 업체 셀시우스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테더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올해 60% 이상 하락하며 급격한 시세 변동을 보였다.
셀시우스 외에도 가상화폐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고객과 기업들이 있을 것을 감안하면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폭락으로 테더의 담보 가치가 대출액에 못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테더 대변인은 충분한 유동성을 지닌 담보를 받은 뒤 단기 대출을 실행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테더는 담보 중에서 가상화폐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테더는 기업 감사보고서를 공시할 의무가 없다.
이에 금융시장 정보업체인 크레인 데이터의 피터 크레인 대표는 "재정이 건전하다면서 공개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한 WSJ은 담보의 건전성과 함께 대출 자체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테더는 올해 초까지 일반 공개 자료에 '기업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출은 없다'는 문구를 삽입했지만 2분기부터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기업이 특수관계인에게 대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투자자 입장에서 긍정적이지 않은 요소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테더가 투자한 자산의 건전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테더는 지난 9월 30일 기타 투자자산으로 26억 달러(약 3조4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총액만 공개했을 뿐, 다른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액 등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건전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윌리엄 밴덴버 찰스턴대 회계학 교수는 "코인의 가치를 1달러에 맞출 수 있다는 테더의 주장이 위기 상황에서도 지켜질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라며 테더의 자산 세부 내역 공개를 촉구한 바 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