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오는 5일 취임 100일을 맞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기자간담회 대신 입장문을 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취임 100일이 있는 내주 검찰이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기소를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취임 100일 기념에 찬물을 끼얹은 탓이다. 그러자 당 내부에선 이 대표의 취임 100일과 관련된 입장문만 발표하고 정 실장에 대한 기소 여부가 결정된 이후 관련 입장을 표명할 기자간담회를 따로 잡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애초 이 대표는 당초 특별한 일이 없다면 오는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 실장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자 당내에서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강해졌다.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간담회지만 김 부원장과 정 실장, 나아가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 체포동의안 등 현안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루면서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의 핵심 관계자들 역시 “내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는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친 이 대표가 취임 100일쯤 기자간담회를 진행하지 않은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인 지난 2010년 10월7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고,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취임 100일(2018년 10월8일) 직전인 2018년 10월4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한 뒤 역대 5명의 당대표가 선출됐는데, 대체로 취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해왔다. 구체적으로 보면 △문재인 2015년 3월29일 취임 50일 기자간담회 △추미애 2016년 12월5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이해찬 2018년 12월3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이낙연 2020년 12월13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송영길 2021년 8월10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각각 진행했다.
당내에서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대신 12월 셋째 주 이후 현안을 중심으로 한 기자간담회를 따로 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당 고위 핵심관계자는 2일 <뉴스토마토>에 “아직 정기국회가 진행 중이라서, (정기국회가)끝나면 그 뒤로 늦춰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이유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이 정 실장에 대한 기소를 예고하면서 이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최근 뇌물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정 실장에 대한 구속기간을 11일까지 연장했다. 검찰은 구속 만료되는 내주 중에 정 실장에 대한 기소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당내에서 정 실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지켜본 뒤,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검찰이 김 전 부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지난 10월2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련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