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주류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막걸리의 인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막걸리 출하량과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유통업체에서의 막걸리 판매량 신장률도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3만3315㎘를 기록했던 막걸리 출하량은 이후 꾸준히 감소해 8월에는 3만㎘ 아래인 2만8723㎘에 그쳤다.
막걸리 출하량 역시 지난 5월 3만3997㎘에서 8월 2만8621㎘로 뒷걸음질쳤다.
대형유통업체들의 막걸리 매출 신장률도 크게 후퇴했다.
롯데마트의 막걸리 매출 성장률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636% 신장했지만 2분기에는 296.5%, 3분기에는 79.7% 신장에 머물렀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막걸리 대표기업 국순당의 3분기 매출이 당초 전망보다 저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순당 주가 역시 뚜렷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국순당의 3분기 실적은 매출 315억원, 영업이익 55억원 수준이다.
3분기 무더위와 호우로 바캉스 특수가 사라지면서 기대했던 여름 성수기 효과를 보지 못했고, 최근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2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14일 1만9500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던 국순당 주가는 현재는 25% 가량 후퇴한 1만4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막걸리 시장의 정체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최근의 시장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4분기부터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란 얘기다.
우선 여름이 아닌 봄ㆍ가을에 판매량이 증가하는 막걸리 고유의 특성이 이런 주장의 근거가 된다.
실제 맥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종이 날씨가 더운 여름에 성수기를 맞는 반면 막걸리의 성수기는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봄ㆍ가을이다.
막걸리는 여전히 야외에서 먹기 좋은 술이란 이미지가 남아 있고, 야외활동이 많은 봄ㆍ가을 매출이 크게 증가해왔다.
특히 봄ㆍ가을에는 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크게 늘어나는데, 등산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술이 바로 막걸리다.
막걸리 수출이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막걸리 열풍이 지속될 거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의 막걸리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 8월까지의 막걸리 수출금액은 1200만달러를 넘어섰다.
수출지역 역시 지난해엔 일본에 집중됐으나, 올해는 미국과 중국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막걸리업체들의 잇단 공장 증설도 생산량 증가로 이어져 막걸리 시장의 규모를 키울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탁주가 지난 5월 진천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국순당 역시 지난 8월 횡성공장 증설을 완료했고 오는 11월에는 옥천공장 증설을 앞두고 있다.
옥천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국순당의 막걸리 생산량은 1주일 기준 종전 240만병에서 360만병으로 늘어난다.
경기도 가평에 자리잡은 우리술 역시 최근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설비 등 현대화 시설을 갖춘 제2 공장을 준공했다.
우리술은 제2 공장 준공을 통해 막걸리 생산량을 하루 2000박스(750ml)에서 6000박스로 늘렸다.
미디어플렉스(086980)의 참살이L&F 역시 지난달 말 경기도 광주공장 증설을 통해 막걸리 생산량을 하루 1만5000병(500ml)에서 3만병으로 확대했다.
막걸리업계 관계자는 “4분기 계절 성수기를 맞은 막걸리 업계가 최근 부진을 털고 다시 성장을 재개할 것”이라며 “수출이 여전히 좋고 막걸리업체들이 잇단 증설에 나서면서 시장 역시 커지고 있어 막걸리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