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 마포구 소각장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또다시 단체 시위에 돌입했다.
12일 마포 성산동 평화의공원 주차장 입구에서는 5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차량이 진입하는 주차요금정산소를 사이에 두고 가요를 개사한 노래와 성명 발표로 소각장 건립 반대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소각장 건립을 두고 서울시와 주민들이 가장 대치하는 점은 시의 주민설명회 개최 여부다. 서울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오는대로 올해 안에 주민설명회를 연다고 계획했지만, 주민들은 설명회가 소각장 건립을 진행하는 하나의 절차로 보고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날 피켓 시위에 나선 한 주민은 설명회가 아니라 입지선정 과정을 더욱 자세하게 밝히는 공청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시에 내고 싶은 의견과 궁금증이 많지만 주민설명회는 소각장 건립 사업의 한 절차이므로, 다른 방법으로 소통을 먼저 해야 한다는 뜻이다.
상암월드컵파트3단지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주민은 "서울시는 입지선정위원회의 회의록 공개를 통해 선정과정이 투명하다고 하지만, 입지선정위는 용역사의 용역 결과를 기반으로 입지를 선정했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 모두 공개해야 한다"며 "설명회는 서울시가 이 사업을 진행한다고 전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먼저 여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시는 지난 10월18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시 관계자들을 상대로 거세게 항의하면서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져 결국 무산됐다. 시는 설명회가 무산된 당일, 주민들이 그간 요구해왔던 입지선정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했다.
이후 서울시는 단지별로 찾아가는 설명회 등을 진행하며 주민 소통에 노력을 기울였으나, 14개 단지 중 상당 수의 단지는 시 공무원의 출입을 막고 주민설명회개최를 거부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주민들은 입지선정위의 회의도 '마포구'를 전제로 진행됐다며, 더 많은 자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피켓 시위가 열린 평화의 공원 내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앞에서는 1인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 다만 공원 곳곳에서 1인 시위가 여럿 열리고 있어, 마포구청과 경찰이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일정 범위 안에서 1인 시위가 여럿 열리면 이 또한 집회·시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8월31일 마포 상암동에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현대화 사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750톤의 폐기물이 처리되고 있는 기존 소각장 인근에 1000톤 용량의 시설을 지하에 건립하는 내용이다.
시는 기존 소각장은 새 소각장과 9년 간 동시 가동한 뒤 철거하고 주민 편익 시설로 탈바꿈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상암동 주민 일부로 구성된 '마포 소각장 백지화 투쟁본부(백투본)'가 '기존 소각장도 없애야 한다'고 반기를 들고 있어 두 달 넘게 사업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12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평화의공원 주차장 입구에서 상암동 주민들이 소각장 건립 반대를 위한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