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21일 징역형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경남도청 현관입구에서 대법원 유죄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가석방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과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MB) 사면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전했다. 김 전 지사는 복권 없이는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사실상 영어의 몸이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경수 전 지사도 가석방은 원하지 않는다, MB 사면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말 특별사면을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 없는 사면 가능성이 거론되자, 당사자가 직접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기 의원은 "윤석열정부가 특별사면 검토를 하면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지난 두 차례의 가석방 심사 과정에서 원하지도 않은 김 전 지사를 부적격 처리한 바 있다. 그래놓고 김 전 지사를 MB 맞춤형 특사의 들러리로 세워선 안 될 일이다. MB의 15년과 김경수의 5개월을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그러면서 김 전 지사의 사면과 복권을 요구했다. 그는 "야당 인사에 대한 들러리 조치로 국민 대통합은 달성될 수 없다. 대립과 갈등, 차별과 배제를 넘어서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윤 대통령은 증명해야 한다"며 "김 전 지사 등에 대한 온전한 사면·복권은 윤 대통령의 통합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줄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아니라면 아닌 대로 정직하게 행동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정부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위해 김 전 지사 ‘끼워넣기’를 시도하고 있다. 구색 맞추기이자 생색내기"라며 "징역 17년, 남은 형기만 15년인 이 전 대통령을 위해 징역 2년을 꼬박 채우고 만기 출소까지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김 전 지사를 이용하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서 복권을 제외한다면 가석방과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은 대통령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 통합을 위해 사면에 나설 것이라면 공정·형평성에 맞게 김 전 지사의 사면과 복권도 동시에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