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쇼크①)곤두박질치는 집값…"송도 아파트 11억→5.6억"

인천 송도·세종·대구 반값 아파트 속출…규제지역 해제 효과 미미
시세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 주택 시장 침체 맞물리며 하락세

입력 : 2022-12-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 흐름이 고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 집값 하락세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에 걸쳐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를 실시했지만 사실상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천 송도, 세종, 대구 등 최근 수년간 집값이 급등했던 지역에서는 고점 대비 가격이 절반가량 떨어진 단지들까지 등장하는 추세다. 부동산 전반 업황의 침체 심화로 매수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같은 반토막 단지들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2022년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는 1.37% 하락해 전월(-0.77%)보다 하락 폭이 배 가까이 커졌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12월(-0.78%)을 상회하는 것은 물론, 부동산원의 2003년 12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하락폭이기도 하다.
 
권역별로 수도권은 -1.02%에서 -1.77%, 지방은 -0.55%에서 -1.01%로 낙폭이 확대됐다. 특히 반값 아파트가 증가하기 시작한 인천은 -2.41%로 지난달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또 세종은 -2.33%로 뒤를 이었고, 대구도 -1.56%의 가파른 내림세를 나타냈다.
 
실제로 이들 지역에서는 상당수 단지들의 시세가 고점 대비 절반가량 떨어지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SK뷰'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9월 21층 매물이 11억원까지 실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6층이 5억6500만원에 팔리며 1년 새 가격이 반토막났다.
 
세종시의 경우 지난달 고운동 '가락6단지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 전용 59㎡ 22층이 3억2000만원에 팔렸다. 이 단지는 같은 면적대 13층이 지난해 1월 6억4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또 대구 수성구 범어동 'e편한세상 범어' 전용 84㎡ 경우 지난달 12층이 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대 24층 매물이 지난해 3월 10억3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실거래가가 절반 가까이 빠진 셈이다.
 
이처럼 집값 폭락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는 지난달 전국에서 서울,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일대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지만 이렇다 할 효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시세가 과도하게 급등한데 따른 피로감 누적과 주택 시장의 급격한 침체 반전 등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구와 같은 경우 공급 과잉 문제가 불거지며 전반적인 물량 소화에 어려움까지 겪는 모습이다.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예고된 만큼 비용 부담에 반값 아파트를 내놓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금리가 올라가면서 이자 부담이 상당한 경우 주택 보유에 부담을 느끼는 계층이 증가한다"며 "결국 낮은 가격에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기 때문에 반값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방에서는 전·월세가 나가지 않는 등 수요가 없으면 반값 아파트로 내놓는 사례가 있다. 전세가 나가게 되면 견딜 여력이 있는데, 시장 상황 악화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매각을 고려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앞으로도 예고된 상태이기 때문이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일대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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