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수가 21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도매·소매업·정보통신업 등의 일자리 감소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질 낮은 일자리에 속하는 숙박·음식점업에서는 13만명 이상이 늘었다. 특히 내년 경기둔화가 예고돼 있어 청년층 취업 시장이 질 낮은 일자리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뉴스토마토>가 통계청 '11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도매 및 소매업 청년층(15~29세) 취업자수는 4만8000명 감소했다.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라고 할 수 있는 정보통신업은 4만1000명, 제조업도 1만7000명 줄었다.
정보통신업의 전연령 취업자수 증가폭은 지난 1월 10만6000명, 2월 12만8000명으로 최대폭을 보인 뒤 축소되고 있다. 7월 9만5000명 이후, 8월 7만2000명, 9월 6만2000명, 10월 6만명, 11월 5만2000명을 기록했다.
제조업의 경우도 지난 8월 24만명 증가하면서 정점을 찍은 이후 9월 22만3000명, 10월 19만7000명, 11월 9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고용이 경기 후행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수개월 전부터 부진한 제조업 상황이 점차 반영되는 양상이다.
반면 숙박 및 음식점업은 13만4000명 증가하면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숙박음식점업 전연령 취업자는 지난 3월 -2만명, 4월 -2만7000명을 기록한 뒤 5월 3만4000명 증가 전환했다. 이후 증가폭을 점차 늘려 10월 15만3000명, 11월 23만1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모임 제한, 영업제한 등이 풀리면서 전체 숙박·음식업 고용이 좋은 흐름을 보인 것이 청년층의 취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청년층 취업자 증가폭은 더 컸다. 3월과 4월 각각 1000명, 9000명 증가를 보인뒤 점차 증가폭을 키워 지난 9월 10만6000명, 10월 12만1000명, 11만 13만4000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청년 취업자는 전년비 5000명 줄었는데, 이는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21개월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내년 경기둔화가 예고되면서 역대급 고용호조 불씨가 사그라드는 가운데 청년층의 취업이 질 낮은 일자리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청년층 인구가 줄어들면서 청년층 고용 전반에 영향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정보통신업과 같이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아닌 숙박·음식업 등 질 낮은 알바형 일자리에 집중됐다는 점은 청년 고용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청년층 고용상황은 인구감소와 더불어 전체 업종별 취업상황, 그간의 고용호조(기저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취업자수 감소에도 청년층 고용률은 1.0%포인트 상승한 46.1%를 기록했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인 '확장실업률'도 17.3%로 전년대비 2.3%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실업률은 0.2%포인트 증가한 5.7%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인구가 21만명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5000명 감소로 청년층 취업 상황이 안 좋아졌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고용이 활황이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조정국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업종별 전체 흐름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뉴스토마토>가 통계청 '11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도매 및 소매업 청년층(15~29세) 취업자수는 4만8000명 감소했다. 사진은 대학 일자리 박람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