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국내 개발 현황은?

지놈앤컴퍼니, 'GEN-001' 빠른 속도로 개발
고바이오랩, 'KBLP-001' FDA 2상 IND 승인받아 투약 중
CJ바이오, 'EZ-Mx' 플랫폼 구축해 마이크로바이옴 후보물질 발굴

입력 : 2022-12-19 오후 4:54:50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과 생태계를 합친 용어로 장내, 구강, 피부 등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통칭하는 용어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지난달 30일 스위스 제약사 페링파마슈티컬스(페링)의 장내 미생물 신약 '리바이오타(RBX2660)'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살아 있는 장내 세균(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신약으로는 세계 최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 유전정보 전체나 미생물을 뜻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면역 기능을 조절하고 각종 대사물질을 생성하는데, 암·자가면역질환·우울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건강기능식품에서 치료제 개발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페링제약은 지난달 30일 FDA로부터 장내 미생물 신약 리바이오타가 정식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리바이오타의 FDA 승인은 이중 맹검,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제3상 PUNCH CD3 임상연구를 포함한 임상연구 프로그램 결과에 근거해 이뤄졌다. 이번 허가는 참가자 1061명을 대상으로 한 6건의 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이뤄졌다. 978명이 리바이오타로 치료받았고, 이 중 70%는 8주 이내 감염이 없었다. 
 
그동안 전 세계를 통틀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개발한 치료제가 없었지만 이번 리바이오타가 첫 신약으로 인정받으면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초기 연구는 장 질환과 장내 미생물간의 관계를 확인하려는 시도가 빈번했다. 이후 장 질환 외에도 간, 심혈관, 혈액질환 등 다양한 질환 분야에서 장내 미생물이 관여를 하고 있다는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장내 미생물과 인체의 다양한 분위에서 발생하는 질환 간 상관관계를 지속적으로 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연구를 통해 나오는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파이프라인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치료제 외에도 면역항암제와이 병용 수단으로 마이크로바이옴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다양한 회사에서 면역항암제 병용으로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또한 비만, 당뇨 등의 만성 질환에 있어서도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플랫폼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시도가 지속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이 발간한 '바이오의 정석 마이크로바이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을 활용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에선 지놈앤컴퍼니(314130), 고바이오랩(348150), CJ(001040)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가장 빠른 속도의 개발 진척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놈앤컴퍼니는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을 통해 면역항암제의 낮은 반응률을 제고시키는 컨셉의 'GEN-001'을 빠른 속도로 개발하고 있다. PD-(L) 1 계열의 면역항암제와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해 현재 위암 및 담도암 대상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이다.
 
위암을 타겟하는 바벤시오와의 병용 임상은 현재 2상 단계를 진행 중이다. 38명을 대상으로 투약을 진행 중이며 현재 21명을 투약 완료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투약한 환자에 대한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구체적인 데이터는 내년에 개최되는 해외 학회 등을 통해서 공유할 예정이다.
 
그동안 전 세계를 통틀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개발한 치료제가 없었지만 이번 리바이오타가 첫 치료제가 되면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고바이오랩은 자체적으로 발굴한 균주 'KBL697'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 'KBLP-001', 'KBLP-007'이 가장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KBLP-001은 건선(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을 타겟 치료제로 현재 FDA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투약 중이다. 
 
KBLP-007은 염증성장질환을 타겟으로 하는 치료제로 현재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전체 투약 모집군은 30명, 현재 임상이 2a상 단계인 점을 감안했을 때 환자 모집만 완료되면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사업확장에 따른 모멘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 그룹이 레드바이오 영역을 담당하고, 지난해 7월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기업 천랩을 인수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천랩의 파이프라인을 그대로 영위했다. 플랫폼을 활용한 치료제·신약 개발 분야에선 인체유래 데이터를 통합 및 분석하는 'EZ-Mx' 플랫폼을 구축해 타겟하는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물질은 총 2종류로 항암제로 개발 중인 'CJRB-101' 및 염증성장질환 타겟 치료제 'CLP105'이다.
 
CJRB-101은 글로벌 임상 진행을 위해 FDA와 임상승인계획 사전미팅(pre-IND 미팅)을 진행했다. 동물 모델에서 평가했을 떄 면역항암제 단독투여 대비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다. 연내 FDA IND를 제출할 예정이며, IND 승인 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IND를 제출해 다국가 임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CLP105는 동물 모델에서 평가했을 때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저해 등을 확인했다. 내년 중 임상 1상 IND를 신청할 예정이다.
 
정재원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과 이동건 수석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다양한 적응 중에 적용시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다양한 질환 군에 대해서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기전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이뤄지지 않아서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자체에 대한 의문이 많은 상태"라며 "향후 약효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이 등장하면 미충족 수요 질환에 대한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아 시장 역시 더욱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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