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율운항선박, 보안기술에 명운 달렸다

공격자가 정보 가로채면 피해 걷잡을 수 없어
2024년부터 사이버보안 공통규칙 강화
조선업계, 각국 선급 통한 범용 인증 준비

입력 : 2022-12-19 오후 3:42:38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자율운항 선박 경쟁에 뛰어든 조선사들이 사이버 보안 솔루션 개발로 안정성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선박 운항이 디지털화되면서, 선사·선박에 대한 사이버 위협이 전세계 공통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선박 항해 정보와 연료 소모량, 기기 작동 상태 등 중요 운항 정보가 디지털로 대체되고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 정보가 선박 내 주요 시스템이나 해상·육상 간 전송 시 외부 공격에 노출돼 수정·노출·훼손·파괴되면 피해 규모를 가늠키 어렵다.
 
선사·선박 해킹 위협은 꾸준히 있어왔다. 2020년 9월 프랑스 선사 CMA CGM은 랜섬웨어 공격으로 자사 컨테이너 시스템이 2주만에 정상화됐다. 2017년 2월에는 독일 선주 컨테이너 선박이 10시간 동안 해커에 장악됐다. 본선에서 배를 조정하지 못하게 되자, IT 전문가가 선박에 승선해 복구 작업을 마쳐야 했다.
 
독도를 향해 자율운항 중인 세계로호 조타실 내부. (사진=삼성중공업)
 
이에 국제연합(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와 최대 민간해사기구 발틱국제해사협의회(BIMCO)가 해상 사이버 위험 관리 지침과 선상 사이버보안 가이드라인 등을 냈고, 한국을 포함한 각국 선급 역시 관련 지침과 교육으로 대응에 나섰다.
 
국제선급연합회(IACS)는 2024년 1월 이후 계약되는 모든 신조 선박에 대해 사이버보안 규정을 의무 적용한다. 여기에는 선박의 사이버 복원력을 높이기 위한 공통규칙인  'UR E26'과 'UR E27'이 포함된다. 한국선급(KR)에 따르면, UR E26은 선박의 설계·건조·시운전·운항까지 선박 운용주기 동안 운영기술과 정보기술 장비를 선박 네트워크에 안전하게 통합하기 위한 규칙이다. UR E27은 시스템 무결성이 타사 장비 공급업체에 의해 보호·강화되도록 하는 규칙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사이버 보안 기술 개발과 선급 인증 등으로 자율운항선박 안전 확보에 한창이다. 삼성중공업(010140)은 블록체인(분장 원장) 기술의 선박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12월 자사 원격 자율운항 시스템 '삼성 자율 선박(SAS)'과 전자항해일지(e로그북)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블록체인 플랫폼 '비체인 토르(Vechain Thor)로 외부 전송하는 기술 검증을 마쳤다. 결과 증명서(SoF)는 노르웨이 DNV선급에서 받았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보안 솔루션이 조선분야에 활용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중공업은 2018년 세계 최초 '스마트십 사이버 보안 기술 인증' 이후 선박 사이버 보안 솔루션에 역량을 쏟고 있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 적용 확대를 위해 선사와 선급, 블록체인 플랫폼사와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 2019년 영국선급 로이드로부터 스마트십 솔루션 최상위등급 AL3 인증획득 이후, 2020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과 함정사이버보안 연구 협약을 맺었다. 2021년에는 해양 사이버보안 기업 디에스랩컴퍼니와 해양수산부의 해양산업 수요기술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했다. 현재 디에스랩컴퍼니와 선박 사이버 보안 기술 국산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1월 프랑스선급(BV)으로부터 사이버 보안 인증을 받았다. 해당 선박은 8만4000㎥급 LPG 운반선이다. BV는 선내·외 사이버 보안 위협 요소로부터 항해와 통신 체계, 선박 제어시스템 전반을 보호하는 기술을 인증했다.
 
지금까지 현대중공업그룹은 2018년 미국선급 ABS를 시작으로 영국(LR), DNV, KR, BV 등 5개국에서 차례로 인증을 받았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UR E27 관련해 2023년 하반기를 목표로 보안인증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해당 인증은 IACS의 회원사에 인증을 받으면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증으로 KR과 진행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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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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